재정신청 대상 전면 확대 후 첫 사건 접수

“재정신청 기각되면 피의자 변호인 선임료 물을 수도” 기사입력:2008-01-09 14:35:22
특정 범죄에 대해서만 인정되던 재정신청이 대상 범죄에 제한 없이 모든 고소인이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그동안 재정신청이 불가능했던 사건이 처음으로 법원에 접수됐다.

‘재정신청’은 검사의 불기소처분이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피해자 또는 대리인이 고등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게 이를 신청하는 제도를 말한다.

김OO(45)씨는 보험회사와 대여금 등 청구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법무법인에 근무하는 임OO씨를 고소했다. 임씨가 김씨의 개인정보인 호적등본을 소송 과정에서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임씨를 불기소처분 했다. 이에 김씨가 항고했으나 부산고검도 항고를 기각했다. 결국 김씨는 올해부터 재정신청이 가능해지자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부당하다”며 부산고법에 재정신청을 냈다.

대법원은 9일 “김씨가 낸 재정신청 사건이 모든 고소인이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른 재정신청 첫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종래에는 형법상 ▲직권남용 ▲불법체포·감금 ▲독직폭행에 대해서만 재정신청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과 같은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사건은 재정신청이 불가능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까지는 고소인은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었고, 헌법재판소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고소인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인정되면 불기소처분을 취소해 왔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종래 불기소처분의 고소인에 의한 헌법소원은 인정해 왔으나, 고발인의 헌법소원을 불허했다. 고발은 국가수사권의 발동을 촉구하는 것일 뿐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가 아니어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법원의 재판은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헌법재판소는 재정신청을 거친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는 개정법 시행 이후에도 유효하다.

따라서 개정 형사소송법의 시행으로 모든 사건의 재정신청이 가능한 올해부터는 헌법재판소에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고소인은 검찰 항고를 거쳐 법원에 재정신청이 가능하고, 고발인은 검찰 항고를 거쳐 대검에 검찰 재항고가 가능하다.

재정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는 불복할 수 없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도 제기할 수 없다. 검찰 재항고를 거친 사건도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없다.

이와 함께 개정 형사소송법은 재정신청사건의 대상 범죄를 전면 확대하면서 재정신청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재정신청이 기각될 경우 재정신청인에게 신청절차에 의해 생긴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할 수 있는 제도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재정신청이 기각된 경우 법원은 직권 또는 피의자의 신청에 따라 재정신청인에게 피의자가 재정신청절차에서 부담했거나 부담할 변호인 선임료 등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재정신청을 했다가 기각되는 경우 사건에 따라서는 피의자의 변호인 선임료까지 물어야 하는 결과가 생길 수 있으므로, 고소인은 재정신청을 하기 전에 이런 사정을 충분히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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