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에서 수갑을 차지 않고 자유롭게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사망한 경우 국가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최근 검찰 조사과정에서 투신자살한 정OO씨의 부인 이OO(여,58)씨가 “검찰 수사관이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05다7228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전주지검은 지난 2001년 4월 전북 진안군 일대 토지에 대해 대지조성사업을 추진하던 OO산업개발 대표인 정씨에 대한 불법형질변경 및 산림훼손 혐의를 인지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정씨는 그 해 6월12일 검찰의 출석요구에 응해 조사를 받은 후 혐의가 인정돼 긴급체포 됐다.
그런데 정씨는 수사과정에서 수사관의 책상 앞에서 수갑이 채워지지 않은 채로 조사를 받았고, 담배도 피우고, 친지와 변호인에게도 전화를 했으며, 냉장고에서 스스로 생수를 꺼내 마시기도 하는 등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후 정씨는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그러자 정씨는 조사실 출입문과 창문 사이를 왔다갔다 하다가 창문에 설치된 추락 방지용 쇠파이프와 천정 사이에 벌어진 틈 50cm 정도의 공간을 이용해 창문을 빠져나가 13m 아래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수사관들은 정씨가 창문틀로 올라갈 무렵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제지하기 위해 창문 쪽으로 뛰어갔으나 이미 정씨는 창문에 매달려 있었고, 수사관들이 손을 뻗어 정씨를 붙잡았으나 정씨가 발을 구르며 뛰어내려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 대표인 정씨의 사회적 지위와 범죄의 성격, 수사과정에서 보인 태도 등을 감안하면 수사관들이 정씨가 창문을 통해 도주하거나 자살을 예상할 수 없었으므로 수갑이나 포승을 사용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제한된 범위 내의 행동의 자유를 부여했다고 해서 보호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의자를 대동해 현장답사를 가거나 다른 장소로 호송 중인 경우도 아니므로 수사관들에게 정씨에 대한 밀착 감시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검찰청 사무실이 피의자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창문을 통해 뛰어내리는 경우까지 예상해 피의자의 도주 또는 자살 방지용 안전시설을 설치할 의무는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창문이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볼 수도 없는 만큼 원심이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조치는 옳다”고 판시했다.
검찰청서 조사 받다 투신자살, 국가 책임 없다
대법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투신자살 예상 못해” 기사입력:2006-12-26 13: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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