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시댁식구들과 다툼을 벌이는 등 원만한 가족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더라도 남편이 다른 여자와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졌다면 혼인생활의 파탄 책임은 남편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가사부(재판장 금덕희 부장판사)는 남편 김OO(44)씨가 아내 박OO(여,41)씨를 상대로 낸 이혼 등 청구소송에서 지난 20일 “원고와 피고는 이혼하고, 혼인파탄의 책임이 원고에게 있는 만큼 피고에게 위자료 2,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김씨와 박씨는 지난 91년 1월 결혼했는데 결혼 후 상당기간 동안 임신이 되지 않아 병원에서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딸을 낳았다.
그런데 박씨는 2001년 설날 손윗 동서와 말다툼 끝에 몸싸움을 벌였고, 2003년 추석에도 손아래 동서가 게으르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하는 등 결혼생활 중 시댁식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박씨는 2003년 초부터 우울증으로 정신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그 해 9월부터 12월까지는 정신분열증으로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으며, 그 이후에도 2004년 3월까지 통원치료를 받으며 증상이 호전돼 정상적으로 가정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김씨는 2005년 5월부터 자신이 다니던 회사의 여직원 A씨와 사귀기 시작했고, 그 해 7월에는 박씨에게 이혼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씨는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자 딸과 함께 집을 나와 친정에서 거주했고, 김씨는 자신이 거주하던 집을 처분한 뒤 이사하기도 했다. 박씨는 새로 이사한 김씨의 집에서 내연녀 A씨가 함께 있는 것을 보기도 했고, 김씨 역시 A씨의 집을 드나들면서 만남을 계속했다.
이에 박씨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2차례 김씨와 A씨를 간통죄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직접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와 피고가 현재 별거하면서 서로 이혼을 원하고 있어 혼인관계는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났다”며 “혼인파탄의 책임은 혼인생활의 유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고 원고의 가족과 불화를 일으킨 피고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으나, 그보다는 여자문제로 집안에 불화를 일으켜 혼인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간 원고에게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A씨는 가정부일 뿐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재판상 이혼사유인 ‘부정한 행위’는 간통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는 일체의 부정행위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라며 “원고가 혼인기간 중 A씨와 지속적으로 만나며 교제한 행위는 부부간의 정조의무를 저버린 부정한 행위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가 정신병을 앓고 있으면서 근거 없이 원고의 여자관계를 의심하고, 시댁 식구들과 불화를 일으키는 등 피고의 잘못으로 혼인생활이 파탄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가 정신분열증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현재 호전돼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인지 않고, 설령 정신분열증으로 가정생활에 일부 장애가 있더라도 치료에 의해 호전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상 이 같은 사유만으로 피고의 잘못으로 혼인생활이 파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피고가 시댁 식구들과 갈등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의 주된 책임으로 인해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른 것인 만큼, 원고의 이혼 청구는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같이 원고의 유책행위로 혼인생활이 파탄됨으로써 피고가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상으로 명백하므로 원고는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해 줄 의무가 있다”며 “혼인기간, 혼인파탄 경위 등을 종합할 때 위자료 액수는 2,500만원이 적당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재산분할로 원고는 피고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했고, 딸의 친권자 및 양육자는 딸의 원만한 성장과 복지를 위해 피고를 지정했으며, 양육비는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매월 40만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아내는 시댁과 불화…남편은 외도, 파탄책임은?
대전지법 “다른 여자 계속 만남 가진 남편에 책임” 기사입력:2006-12-24 2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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