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리프트 추락사고, 장애인도 절반 책임

서울중앙지법 “지하철 직원 도움 받지 않은 사고 책임” 기사입력:2006-12-13 16:48:02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지하철 승강장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면서 지하철 직원의 도움을 받지 않은 채 리프트를 스스로 조작해 이용하려다 사고가 난 경우 본인에게도 5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조경란 부장판사)는 지하철 리프트를 타고 계단을 내려가려다 추락 사고로 크게 다친 이OO(31)씨와 부모가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5가합46276)에서 “서울메트로는 원고들에게 1,466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씨는 2004년 9월24일 서울역 앞에서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개최된 ‘장애인도 버스를 탑시다’라는 슬로건의 집회에 참여했다가, 전동 휠체어를 이용해 서울역 지하철 4호선 승강장으로 이동 중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 휠체어 리프트를 타게 됐다.

원고는 이 리프트를 타기 위해 피고의 직원을 호출하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던 공익근무요원이 와서 원고의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도록 리프트 승강대를 펴 주었고, 원고가 자신의 턱으로 컨트롤 스틱을 조작해 휠체어를 전진시키는 동안 공익요원은 휠체어 후미 손잡이를 잡고만 있었다.

그런데 휠체어가 승강대를 지나쳐 나가면서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원고는 얼굴과 머리를 크게 다쳤다.

한편 리프트 탑승 지점의 측면 벽에는 “휠체어 리프트 이용에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인터폰을 이용해 직원을 받으십시오. 이 휠체어 리프트는 일반 휠체어 전용 시설이오니 전동 스쿠터 등을 이용할 경우 반드시 보호자 또는 역무원의 협조를 받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전동 휠체어의 크기가 수동 휠체어용 리프트를 이용하는 것은 위험하고, 탑승 중 추락을 방지할 안전장치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자가 수동 휠체어용 리프트를 이용할 경우 도와주는 직원에게 휠체어를 수동으로 전환하고 손으로 밀어 리프트 승강대 위에 안전하게 위치시키는 등 추락을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공익요원은 이씨의 휠체어가 리프트에 탑승하기에는 상당히 커서 추락의 위험이 있었는데도 리프트 승강대를 편 다음 휠체어의 리프트 탑승을 이씨에게 맡긴 채 휠체어 후미 손잡이만 잡고 있었으므로 이 사고는 피고의 리프트 설치와 운영에 관한 과실 및 공익요원의 과실로 인해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도 좁은 승강대 위로 전동 휠체어를 이동시킬 경우 추락할 위험이 있음에도 휠체어의 작동을 수동으로 전환해 공익요원의 도움을 받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스스로 전동 휠체어를 전진시키다가 사고를 당한 만큼 원고의 이런 잘못은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됐으므로 원고와 피고의 과실책임 비율을 5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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