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을 25회 받을 정도로 성실했던 경찰관이 단속무마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했으나 받은 액수가 비교적 적고,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면 ‘파면’ 징계처분은 비위 정도에 비춰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안철상 부장판사)는 최근 경찰서 방범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비위사실이 적발 돼 파면된 전직 경찰간부 김OO(43)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취소 소송(2004구합32180)에서 “피고는 파면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원고는 지난 86년 경찰대학 졸업 후 경위로 임용돼 90년 경감으로, 2000년 경정으로 승진했으며, 2002년 1월부터 서울 OO경찰서 방범과장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원고는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로 2004년 4월 파면됐다. 먼저 2001년 5월 인천 OO경찰서 방범과장 당시 장OO씨로부터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50만원을 받는 등 5회에 걸쳐 250만원을 받은 혐의.
또 서울 △△경찰서 조사계장 당시 알게 된 경찰관 출신으로 변호사 사무직원으로 근무하는 정OO씨로부터 사건 알선 명목으로 5회에 걸쳐 160만원을 받은 혐의.
여기에 2003년 1월 서울 OO경찰서 방범과장실에서, 이OO씨로부터 무허가 유흥주점의 단속 묵인 등을 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50만원을 송금 받은 것을 비롯해 5회에 걸쳐 250만원을 받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파면됐다.
이에 원고는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중앙인사위원회 소청심사위는 첫 번째 장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건과 두 번째 정씨로부터 사건 알선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기 어려우나, 이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점은 인정되는 만큼 파면처분은 정당하다며 원고의 소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했다.
그러자 원고는 “이씨에게 부탁해 현금을 융통한 사실은 있으나, 이씨가 통장에 돈을 입금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이씨로부터 청탁을 받았거나 직무상 편의를 제공한 사실도 없는 만큼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파면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고가 이씨와 친분관계에 있었던 점, 원고가 18년 동안 성실히 근무했고 각급 기관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점,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금품수수 액수가 66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감액된 점 등에 비춰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너무 과중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원고가 이씨로부터 무허가 유흥주점 단속을 묵인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직무에 관해 대가적으로 뇌물을 받은 원고의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청렴의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써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량권의 일탈 및 남용과 관련, 재판부는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 징계처분은 위법한 것인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징계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의 의해 달성하려는 행정목적 등을 종합해 판단할 때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을 보면 이씨가 불법영업을 단속 당하지 않으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원고가 다른 손님을 소개해 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자발적으로 송금한 것이고, 원고가 이씨로부터 뇌물을 수수했으나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가 경찰로서 18년 동안 징계처분 없이 성실하게 근무해 왔고, 25회에 걸쳐 표창을 받은 점, 또한 피고가 단속묵인 등의 명목으로 660만원을 수수한 비위를 징계사유로 파면했으나 소청심사위원회에서 일부 무죄판결에 따라 금품수수 액수가 250만원으로 감액된 점, 원고가 이 사건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파면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을 감안하더라도 비위의 정도에 비춰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표창 25회 받았으나 파면됐던 경찰간부 복귀
서울행정법원, 전직 경찰간부 파면취소 소송 승소 기사입력:2006-12-11 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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