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피의자를 빼내 주기 위해 판사들과 술을 마시고 골프 예약을 했다며 판사와의 교제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가로 챈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에 추징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변호사의 항소가 기각됐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강일원 부장판사)는 8일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백OO(43)씨가 “1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또한 검찰이 “1심 형량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공사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 권OO씨가 음주운전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집행유예기간 중에 다시 동일한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비록 피고인이 권씨의 변호인으로 선임되더라도 구속영장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지난 1월17일 피해자에게 “내가 담당 판사에게 이야기해 영장실질심사단계에서 구속영장을 기각시켜 줄 테니 수임료 1,000만원을 계좌로 송금하라”고 거짓말을 했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400만원을 받았다.
피고인은 또 다음날 경찰서 유치장 면회실에 구속 수감 중이던 피해자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피해자에게 “내가 며칠 내로 당신을 보석으로 석방시켜 줄 테니 나머지 수임료 600만원을 빨리 지급하라”고 거짓말을 했고, 이에 피해자는 자신의 처에게 부탁해 1월23일 피고인의 사무실에서 600만원을 건네 받았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2월3일에도 권씨의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권씨를 빼 주려고 지금 판사들과 술을 마시러 가야하고, 이번 일요일에는 판사들과 골프 약속을 해 놓았으니 빨리 500만원을 보내라”고 말했고, 이를 믿은 피해자는 며칠 뒤 판사와의 교제비 명목으로 피고인의 통장에 500만원을 입금시켰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로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사회질서의 유지와 법률제도의 개선에 노력해야 하는데도 그 임무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범행을 저질러 법조인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어 그에 상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러나 피고인은 한순간의 그릇된 생각으로 잘못을 저질렀으나 피해자에게 수임료 전액을 돌려줬을 뿐만 아니라 별도로 상당한 돈을 지급하고 피해자와 합의했고,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또 피고인은 건강이 매우 악화돼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선고형량은 적정하다”며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검사가 “피고인은 권씨가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기간 중에 또 다시 음주운전을 했으므로 구속영장이 기각되거나 보석으로 석방될 가능성이 낮다는 사정을 잘 알면서도 담당판사에게 말해 구속영장이 기각되거나 보석으로 석방시켜주겠다고 거짓말을 해 1,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데도, 원심이 이 부분 사기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잘못”이라는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비록 권씨에 대한 형사사건을 수임하면서 일부 과장된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수임계약 당시 약정보수금 600만원을 지급 받을 때에 구속영장이 기각되거나 보석으로 석방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짓말로 권씨를 속여 수임료 명목으로 돈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고까지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원심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옳다”고 설명했다.
판사 교제비 명목 금품 받은 변호사 항소 기각
대전고법,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500만원 기사입력:2006-12-09 23: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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