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사법 신뢰 손상될까 노심초사”

전국 법원장회의서 심경 토로, 사법개혁 의지도 밝혀 기사입력:2006-12-08 13:55:43
이용훈 대법원장은 8일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회의’에서 “지난 1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도 거뒀지만, 시작에 불과하고 내년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내는 한해로 만들어 보겠다”며 사법개혁 작업에 대한 강한 신념을 피력했다.

이 대법원장은 전체 대법관과 장윤기 법원행정처장, 각급 법원장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먼저 “연초에는 1년 정도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그냥 한해가 저물어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관행을 바꾸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고, 특별한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며 “돌이켜 보면, 의욕이 앞선 나머지 여러분에게 고생을 시켜드린 것 같아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대법원장은 “최근 구속영장 발부와 관련한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있었고, 마치 법원과 검찰이 권한 다툼을 하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하고, 전혀 관계없는 사실이 여과 없이 보도됨으로써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며 “저 자신은 진실이 아니기 때문에 견딜 수 있는 일이었지만, 이로 인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조금이라도 손상을 가져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법관이 청렴하지 못하면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낼 수 없고, 청렴하지 못한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할 수 없어 결국에 가서는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타협을 하고 마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서 얻은 값진 교훈은 앞으로 사법부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법관들이 행사하는 재판권은 권한이기에 앞서 헌법이 법관들에게 부여한 막중한 책무라는 사실을 통감해야 한다”며 “어떠한 자세로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냐는 헌법정신에 따라 무엇이 국민을 위한 사법권의 행사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구술주의와 공판중심주의에 충실한 재판은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라며 “이는 소송법의 규정을 철저하게 지켜 재판의 절차를 투명하게 해 당사자로 하여금 재판의 결과를 예측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으로 사법부 판단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법원장은 “올해 우리는 너무 많은 목표를 내세운 나머지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새해에도 재판내용은 물론 법원시설까지도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내는 한해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사법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이와 함께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존경은 사법행정이나 대외적인 홍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재판을 받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좋은 평가가 모일 때 가능하다”며 “따라서 법관은 재판 당사자와 가족은 물론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까지 깊은 통찰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법원을 찾아오는 당사자의 애달픈 사정이나 고충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야 하고, 국민의 애환을 애정 어린 눈으로 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국민이 만족할 만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이 대법원장은 끝으로 “저도 우리 사법부 구성원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가슴 깊은 곳에서 벅찬 감격이 일어나는 사법부를 만들어 가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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