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파탄 책임 불분명한 경우도 이혼청구 가능

이무상 판사, 귀책사유가 누구 때문인지 몰라도 이혼 사유 기사입력:2006-11-13 18:16:24
대구지법 포항지원 이무상 판사는 최근 “아내가 시댁식구들과 어울리지 않는 등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났다”며 정OO(41)씨가 부인 김OO(36)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에서 “부부는 이혼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원고 정씨와 피고 김씨는 93년 7월 결혼해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두고 있다.

그런데 김씨는 혼인 후 명절날 시댁에 오면 자기 일만 하고 시댁식구들과 어울리지 않는 등 서로 융화되지 못하는 성격으로 정씨뿐만 아니라 시댁식구들과 서로 편치 않은 관계가 됐다.

이에 정씨는 김씨에 대해 ‘서로 융화하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인 김씨가 가족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분위기를 차갑게 만드는 일을 많이 했으며, 화가 나면 가출을 수회 하는 등 부부로서 뿐만 아니라 며느리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김씨는 정씨에 대해 ‘평소 말이 없는 정씨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을 도와주는 등 인간적이고 훌륭한 사람이지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인 가족, 특히 부부인 자신에게는 냉정하게 대하면서 상처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이들 부부는 혼인 후 서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성격불일치로 말다툼을 자주 해 오다가, 2003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약 2년 10개월 정도나 서로 별거해 생활하고 있다.

이에 정씨는 김씨와 이혼을 원하면서 수회 협의이혼을 시도했으나, 재산분할과 양육에 관한 문제 등으로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자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

이에 대해 법원은 6개월간의 숙려기간을 부여했으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깨진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이무상 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관계는 별거 등으로 인해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파탄상태에 이르렀고, 이는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이혼사유에 해당하는 만큼 원고와 피고는 이혼하라”고 밝혔다.

이 판사는 “원고의 내성적인 성격 또한 혼인관계를 더욱 악화시켜 결국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됐다고 보이나, 원만한 혼인생활로 되돌아가기 어려운 상태가 어느 한쪽 당사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도 이혼 사유에 해당해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친권행사자 등에 대해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면, 자녀들의 원만한 성장과 복지를 위해 자녀들에 대한 친권행사자 및 양육자로 피고를 지정함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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