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분양 전 혐오시설 미고지 땐 배상책임

대법원 “분양계약 체결에 영향 미칠 수 있는 사실” 기사입력:2006-11-01 00:05:53
건설회사가 신규로 건설되는 아파트 주변에 향후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미리 분양 계약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그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경기도 남양주시 청학지구 주공아파트 입주자 300여명이 “아파트 인근에 쓰레기 매립장 건설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며 대한주택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4다48515)에서 지난 12일 “피고는 세대당 400∼1,200만원씩 모두 22억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주택공사의 상고를 기각, "세대당 400만∼1200만원씩 총 22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원에 따르면 대한주택공사는 경기 남양주시 청학지구에 공공분양과 근로복지 아파트 3,170세대를 건설하기로 하고, 1997년 11월부터 입주자 모집을 공고하고 분양에 나섰다.

그런데 주택공사는 향후 인근에 쓰레기 매립장이 건설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가 99년 11월 입주를 앞둔 9월 방송매체에서 이 사건 아파트에서 1km 떨어진 곳에 쓰레기 매립장이 건설되고 있다고 보도하자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해약신청이 이어지면서 소송으로 불거졌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부동산 거래에 있어 거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며 “그와 같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것은 직접적인 법령의 규정뿐 아니라 널리 계약상, 관습상 또는 조리상의 일반원칙에 의하여도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심이 이 사건 아파트 단지 인근에 쓰레기 매립장이 건설예정인 사실이 신의칙상 피고가 분양계약자들에게 고지해야 할 대상이라 본 것은 정당하다”며 “이 사실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8조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모집공고시 고지해야 할 사항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고지의무가 없다는 피고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사건 쓰레기 매립장이 분양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승인처분을 받은 단계에 있었다고 할지라도 그런 사실이 이 사건 분양계약의 체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임을 인정할 수 있는 이상 이를 고지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도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고지의무 위반은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에 해당되므로 원고들로서는 기망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취소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구할 수도 있고, 분양계약의 취소를 원하지 않을 경우 그로 인한 손해배상만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손해액의 산정은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방식에 의해 산정하면 되므로, 원심이 원고들의 손해액을 쓰레기 매립장의 건설을 고려한 아파트의 가치하락액 상당으로 본 조치는 수긍이 간다”며 “비록 그 후 부동산 경기의 전반적인 상승에 따라 아파트 시가가 상승해 분양가격을 상회하게 됐다고 해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고 이 부분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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