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간과하고 비만치료 한 한의사 50% 책임

정재규 판사 “소변검사 등 임신 확인 않은 원고도 책임” 기사입력:2006-10-23 20:24:59
한의사에게 비만치료를 받던 환자가 임신증상이 있음에도 비만치료에 의한 부작용으로 판단하고 비만치료를 계속하고, 이후 감기몸살 약까지 복용하다가 임신사실을 알게 돼 결국 태아에게 악영향을 염려해 임신중절수술을 받았다면 한의사에게 50%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민사11단독 정재규 판사는 송OO(33,여)씨 부부가 한의사 A(34)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5가단35341)에서 지난 11일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와 비만치료비, 임신중절비용 등 모두 1,14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출산 후 비만을 고민하던 원고는 체중 감량 후 아이를 갖기로 하고 2005년 4월20일부터 피고가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비만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원고는 그해 5월2일 피고에게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운 증상이 있다”고 호소했으나, 피고는 진맥 및 문진을 거쳐 이 같은 증세는 비만치료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판단하고 비만치료를 계속했다.

하지만 그 후에도 같은 증상이 계속됐고, 이에 원고는 5월23일 비만치료를 중단하고 피고로부터 소화제 등을 처방받았고, 6월6일에는 산부인과 및 내과치료를 권유받아 다음날 산부인과 검사결과 임신 9주 진단을 받았다.

임신 사실을 몰랐던 원고는 5월30일 감기몸살로 약을 복용하기도 했던 터라 비만치료 및 감기몸살약 복용으로 아기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을 염려해 6월7일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뒤 피고 한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것.

이와 관련, 정재규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진맥만으로는 임신 여부의 확진이 불가능함에도 추가검사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비만치료에 의한 부작용이라고 판단한 과실이 있고, 또한 비만치료를 위한 시술을 계속해 원고가 감기몸살 약까지 복용하게 함으로써 태아에 대한 악영향을 염려한 원고가 임신중절수술을 받게 했으므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정 판사는 이어 “다만 원고도 비만치료 후 아이를 가질 생각이었다면 피임을 확실히 하거나 임신과 유사한 증상이 있다면 소변검사 등으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잘못이 있으므로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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