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피워 사실혼관계 파탄나면 위자료 줘야

서울가정법원 “외도하면서도 일방적으로 동거 거부해” 기사입력:2006-10-14 14:01:04
결혼을 전제로 동거생활을 하며 동거남의 본가에 가서 제사까지 지냈는데도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워 사실혼관계가 파탄났다면 동거남은 동거녀에게 위자료를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제1부(재판장 김홍우 부장판사)는 사실혼관계에 있던 동거녀 이OO(44,여)씨가 바람을 피운 동거남 임OO(51)씨를 상대로 낸 위자료청구소송(2006르648)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원고는 전 남편과 이혼하고 서울 암사동에서 혼자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던 중 지인의 소개로 2001년 10월 피고를 만나 교제하다가 2001년 12월부터 피고의 집에서 동거생활을 시작했다.

원고는 피고의 딸까지 돌보며 내조했으나, 부동산 경매업자로 일하는 피고는 규칙적으로 출퇴근을 하지 않으면서 수시로 원고가 운영하는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고 그곳 집기들을 부수는 등 행패를 부렸다.

또한 2002년 7월에는 원고에게 경매 관련 일로 돈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원고가 2,500만원을 신용 대출받아 피고에게 빌려주기도 했다.

그래도 원고는 피고를 믿었고, 피고는 2003년 8월 원고의 제의에 따라 원고의 부모형제를 만나 인사를 드렸고, 원고도 피고 부모의 기일에 본가를 찾아 가 제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후 원고는 호프집 운영이 잘 안 돼 대출금에 대한 이자부담으로 피고에게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하자, 피고는 이자율이 낮은 전세자금대출을 받자고 제의하면서 원고가 피고의 임차인인 것처럼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신용대출금을 상환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가 혼인신고를 요구할 때마다 위 전세자금대출을 핑계로 이를 상환하면 혼인신고를 하자고 말하면서 원고의 요구를 차일피일 미루며 거절했다.

그러던 중 피고는 2005년 4월 또 경매일로 돈이 필요하다며 원고에게 돈을 요구했고, 원고가 “아직 전세자금대출금도 못 갚았는데, 그런 말이 나오느냐”고 하면서 거부하자, 그 무렵부터 피고는 전OO이라는 여자와 교제하며 자주 외박을 하고 급기야 원고와의 동거생활을 거부했다.

결국 원고는 “혼인을 전제로 2001년 12월부터 피고와 동거생활을 시작해 그 후로 피고 본가의 제사에 참석하는 등 사실상 부부로서 지냈는데, 피고가 핑계를 대면서 혼인신고를 미루다가 2005년 4월부터 다른 여자와 교제하면서 일방적으로 사실혼관계를 파기한 만큼 원고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반면 피고는 “지인의 소개로 원고를 알게 돼 서로 교제하기는 했으나, 원고의 주장처럼 서로 동거하거나 피고 본가의 제사에 원고가 참석한 사실도 없어 사실혼관계가 성립됐다고 볼 수 없다”며 맞섰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원고와 피고가 2001년 12월부터 2005년 4월까지 피고의 주거지에서 생활하고 서로 양가 가족과 교분을 가진 점 등에 비춰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사실혼관계가 성립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피고가 2005년 4월 다른 여자와 교제하면서 일방적으로 원고와의 동거생활을 거부해 사실혼관계가 파탄된 것”이라며 “피고의 잘못으로 인해 사실혼관계가 파탄됨으로써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와 피고의 나이, 직업, 재산정도, 혼인생활의 기간 및 파탄경위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면 위자료 액수는 3,0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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