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장 공백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준 사태를 놓고 또 한번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열린우리당은 헌법재판소의 공백사태를 우려해 하루빨리 국회 표결을 통해 임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나라당은 ‘전효숙은 절대 안 된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 “재판관 사퇴 않고 헌재소장에 임명됐다면 헌법질서 파괴 결과 초런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은 “헌법재판소장 및 재판관 공백사태가 전효숙 후보의 헌재소장 및 재판관으로서 자질문제가 아닌 법적 절차문제로 임명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헌재소장은 하루빨리 임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야당은 물론 국민은 대통령이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의 임기를 편법으로 늘리기 위해 재판관직을 사퇴시키고 새로이 6년 임기를 시작하는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만약 전효숙 후보자가 재판관직을 사퇴하지 않고, 헌재소장에 임명됐다면 오히려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결과가 초래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 헌재소장의 임기가 전효숙 재판관의 잔여기간인 3년인지 새로이 6년인지에 대한 논란으로 헌재의 위상과 안정성이 크게 흔들렸을 것이며, 재판관 중에서 소장을 임명하면서 잔여임기만을 보장할 경우 대통령이 임기가 1~2년 남은 재판관 중에서 계속 헌재소장을 임명할 수 있게 돼 오히려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효숙 후보자는 당초 대법원장이 지명했기 때문에 재판관직에서 사퇴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이 헌재소장으로 임명했다면 이는 대법원 몫을 대통령이 빼앗아 가게 돼 헌재 구성의 헌법에 정해진 3:3:3 원칙이 무너지는 위헌적 결과가 초래됐을 것”이라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헌법상 ‘국무위원 중에서 장관을 임명 한다’고 돼 있는 부분이나 ‘헌법재판관 중에서 헌법재판소장을 임명 한다’고 돼 있는 부분의 ‘중에서’의 의미를 명문 그대로만 해석하는 것도 문제”라며 “대부분 헌법학자들은 ‘중에서’를 자격부여의 동시성(재판소장 임명됨과 동시에 재판관직의 자격을 취득)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고 근거로 제시했다.
◈ “한나라당은 국회 표결로 가는 것이 건전한 헌법해석”
같은 당 선병렬 의원도 “전 후보자는 대법원장 지명으로 재판관이 됐고, 재판관직을 유지하면서 헌재소장에 임명되면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지명권 침해를 하게 되는 꼴이 되고 그러면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추천하도록 한 3-3-3 원칙이 침해될 수 있다”고 동조했다.
선 의원은 그러면서 “이제라도 재판관 임명을 위한 법사위의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면 법률에 규정된 임명 절차의 하자 즉 흠은 치유된 것으로 국회가 결의하는 것을 한나라당은 받아들이고, 국회 본회의에서의 임명동의안 표결로 가는 것이 건전한 헌법해석”이라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 “청와대 일개 비서실장 전화에 재판관직 내던지는 사람인데...”
반면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전효숙 재판관이 ‘헌법재판관 중에서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한다’는 기본적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일개 청와대 비서관의 전화 한 통화에 재판관직을 사직했는데 과연 헌법재판관으로서 기본적 자질이 있느냐”고 따졌다.
주 의원은 또 “청와대의 입맛에 맞는 의견을 내고, 청와대 일개 비시설장 전화 한 통화에 재판관직을 내던지는 사람이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지킬 자질이 있겠느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 “전효숙인 이상 위헌일 수밖에 없어, 새로 해도 위헌이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먼저 “헌법 제112조 제1항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고 하여 헌법재판관을 임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존 헌법재판관이 아닌 자 중에서 신규 임용하는 방식과 기존 헌법재판관으로서 임기를 마친 자 중에서 연임하는 방식만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따라서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는 연임 방식으로만 임용될 수 있을 뿐 전효숙 내정자처럼 신규 임용될 수 없는 사람을 신규임용 형식으로 임명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연임은 임기가 끝난 뒤 임기를 다시 시작하는 것을 의미하며 전효숙 내정자와 같이 임기 중간에 사퇴한 사람을 재임명하는 것은 헌법상의 임기제와 연임제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따라서 전효숙 내정자가 헌법재판관으로 다시 임명될 수 있는 헌법상 근거는 전혀 없고, 청와대가 재판관 인사청문 요청을 새로 했더라도 전효숙인 이상 위헌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조순형 의원 “청와대와 헌재가 사전 조율했다면 삼권분립 훼손”
한편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대한민국 헌법소호기관인 헌법재판소장 공석사태가 1개월여 지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는 청와대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과 사전 조율해 전효숙 재판관을 사퇴시켜 위헌, 위법적 절차로 임기 6년을 보장하려다가 초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헌재는 전효숙 재판관의 사퇴와 헌재소장 임기문제에 관해 청와대와 사전 조율한 경위와 내용을 밝히라”며 “만약 사실이라면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을 침해하고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헌재소장 공백사태 여야 불꽃 튀는 법리 공방
[헌재국감]“하루빨리 국회 표결로” vs “전효숙 안 돼” 기사입력:2006-10-13 16: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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