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수업 중에 성추행을 당하고, 급우들로부터 집단 괴롭힘까지 당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 학생과 부모에게 성추행한 담임교사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게 수 천 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제19민사부(재판장 이원일 부장판사)는 교사의 성추행과 급우들의 집단 괴롭힘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만성적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은 초등학생 A군과 부모들이 성추행한 담임교사 이OO(59)씨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6가합46747)에서 “피고들은 연대해 원고들에게 치료비와 위자료로 3,2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인 A군의 담임교사 이씨는 수업 중 숙제나 일기장 검사를 한다며 A군을 교탁 앞으로 불러내 껴안고 성기를 만지는 등 2004년 3월부터 5월 20일까지 성추행을 했다.
A군은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부모는 이씨의 공개사과와 함께 학교측에 담임을 교체해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이씨는 “수업 중에 A군의 성기를 만진 것은 장난으로 그런 것이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사과했으나, 부모는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며 재사과와 함께 담임교체를 요구했다.
그런데 다른 학부모들은 “교사가 학생의 성기를 만진 것은 귀여워한다는 표시일 뿐”이라며 오히려 “A군의 부모들이 사소한 사건을 크게 만들어 물의를 일으켰다”며 A군의 전학을 요구했다.
담임교사인 이씨는 A군의 성기를 만진 혐의(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죄)로 기소돼 2005년 6월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상고기각으로 확정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군의 학부모와 다른 학부모들 사이의 갈등이 급우들에게 알려지자 급우들은 A군에게 “집에 가서 거짓말 하지 말라거나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려면 학교에 오지 말라”는 등 폭언을 하고, 싸움을 걸기도 하는 등 집단으로 괴롭히기 시작했다.
또한 급우 누군가가 A군을 뒤에서 미는 바람에 학교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고, 급기야 하급생들도 “A군이 학교의 명예를 더럽혔으니 죽여버리자”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듣기까지 했다.
결국 급우들의 집단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A군은 우울증과 수면장애, 소화장애 등이 계속돼 인근 학교로 전학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A군은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라는 진단을 받고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아 오다가 구토, 악몽 등의 증상이 심해 한 달 가량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다.
치료로 정서적인 증상 및 자율신경계 각성증상은 됐으나, 어른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 사고방식, 공격적 행동 등 반항성 장애는 지속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만성적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A군의 엄마도 2004년 6월부터 두통, 불안, 분노감 등을 호소해 우울을 동반한 적응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에 A군의 부모는 성추행을 한 담임교사 이씨와 학교장 그리고 공립학교 설립 운영자인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것.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담임교사로서 A군의 성적(性的) 정체성 정립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 학기가 시작돼 피해자의 담임교사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숙제나 일기장을 검사면서 성기를 만지는 추행을 함으로써 A군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따라서 원고들이 입은 물질적,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지방자치단체가 설치, 경영하는 학교의 교장 및 교사는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생활관계의 범위 내에서 학생을 보호 및 감독할 의무가 있다”며 “따라서 학교 운영자인 피고 서울시는 소속 공무원의 공무수행상의 과실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교장의 책임과 관련,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교장이 다른 학부모들을 교사해 원고들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그와 같은 가해행위를 방조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또한 교장의 지도 및 감독상의 과실이 기관행위로서의 품격을 상실할 정도의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배상책임을 묻지 않았다.
제자 성추행 후 왕따 방치 교사 거액 배상판결
서울중앙지법 “피고들은 피해자에게 3,200만원 위자료 줘라” 기사입력:2006-09-21 13: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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