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물건 운반한 절도범 승용차 몰수 정당

대법원 “교통수단 넘어 범죄행위에 제공된 물건” 기사입력:2006-09-20 18:03:16
단순히 범행장소에 도착하는데 사용한 교통수단을 넘어 훔친 물건을 운반하는데 사용한 절도범의 승용차는 형법에 규정된 범죄행위에 제동된 물건으로 ‘몰수’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절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성OO(40)씨에 대한 상고심(2006도4075)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240시간, 훔친 물건을 운반하는데 사용한 승용차를 몰수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피고인 성씨는 할인매장에서 구입한 물건을 들고 다시 같은 매장 안으로 들어갈 경우 이중계산을 방지하기 위해 붙이는 계산완료스티커를 할인매장 측에서 회수하지 않는다는 점과 스티커의 탈착이 용이하다는 점에 착안해 범행을 계획했다.

이에 성씨는 구입한 물건과 동종의 물건에 스티커를 붙여 환불을 받기로 마음먹고, 2005년 7월1일 서울 구로동의 대형 OOO할인매장에서 시가 13만원 상당의 해머드릴을 계산하고 계산완료스티커를 부착해 매장 밖으로 나왔다.

그런 다음 해머드릴에 부착된 계산완료스티커만을 떼어낸 뒤 다시 매장 안으로 들어가 직원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똑같은 해머드릴에 계산완료스티커를 붙인 후 계산대 직원에게 정상적으로 구입한 물건인 것처럼 가장해 매장을 빠져나오는 방법으로 해머드릴을 훔쳤다.

성씨는 범행이 쉽게 이뤄지자 2005년 10월23일까지 서울 구로동과 시흥동 일대는 물론 전국의 대형 할인매장을 돌며 모두 60회에 걸쳐 해머드릴, 전기밥솥, 소파커버, 진공포장기, 안마기, 전화기, DVD플레이어 등 합계 1,732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쳐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절도범행이 상습적으로 행해진 것이라는 원심의 판단은 옳다”며 “따라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240시간을 선고한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훔친 물건을 운반하는데 사용한 피고인의 승용차를 몰수하는 게 정당한지 여부.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형법에서 ‘범죄행위에 제공한 물건’이라 함은, 가령 살인행위에 사용한 흉기 등 범죄의 실행행위 자체에 사용한 물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범죄행위의 착수 전 또는 종료 후의 행위에 사용한 물건이라도 그것이 범죄행위의 수행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인정되면 범죄행위에 제공된 물건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은 할인매장을 1회 방문해 범행을 저지를 때마다 1∼6개 품목의 수십 만원 어치 상품을 훔쳐 자신의 승용차에 싣고 갔고, 훔친 물품의 부피도 전기밥솥이나 DVD플레이어 등과 같이 상당한 크기여서 대중교통수단을 타고 운반하기에 곤란한 수준이었으므로, 피고인의 승용차는 단순히 범행장소에 도착하는 데 사용한 교통수단을 넘어 훔친 장물의 운반에 사용한 자동차 즉 범죄행위에 제공한 물건으로 몰수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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