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업자로부터 단속 무마 대가로 30만원을 받아 챙긴 경찰관을 해임처분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최근 현행범을 풀어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해임된 경위 (44)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청구소송(2006두3865)에서 “해임은 재량권을 넘어선 위법”이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이 사건은 원고 A씨가 서울중부경찰서 OO지구대 사무소장 재직 당시인 지난 2003년 12월 7일 벌어졌다.
이날 A씨는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한 이면도로에서 건축자재를 도로에 쌓아놓고 대형 크레인 작업을 하던 건축업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형사계로 인계하도록 부하직원인 경장 B씨 등에게 지시했다.
그런데 B경장은 전날 이 건축업자로부터 20만원을 받았었고, 그래도 상관 지시에 따라 건축업자를 순찰차에 태우고 경찰서로 연행하던 중 건축업자가 “한번만 봐 달라”고 통 사정해 상관인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피의자를 훈방하겠다고 건의했다.
A씨는 부하직원의 훈방건의에 대해 처음에는 승낙하지 않았으나, 부하직원의 끈질긴 건의에 마침 현재 진행 중인 공사를 중단시키는 조건으로 봐주라고 승낙한 게 화근이었다.
이에 화답하려던 건축업자는 현금 70만원을 B경장의 왼쪽 주머니에 넣어주려고 했으나, 완강히 거절당하자 순찰차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두고 내렸다.
뒤늦게 이를 안 B경장은 함께 출동했던 또다른 부하직원에게 20만원을 주고, 상관인 A씨에게도 30만원을 건넸다.
그런데 이 건축업자는 뒤통수를 쳤다. 금품을 제공한 후 곧바로 건물주에게 이런 사실을 말했고, 건물주는 행정자차부장관과 해당 경찰서장에게 비위사실을 제보해 원고 등은 감찰조사를 받았다.
이에 원고와 부하직원들은 건물주에게 사죄하고, 건축업자를 만나 받았던 70만원을 돌려줬다.
하지만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 같은 징계사유를 이유로 2003년 12월30일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원고를 해임처분했다.
또한 원고는 현행범을 훈방하기로 한 경우라도 현행범체포서 등 관련서류는 임의로 파기해서는 안 되는데도 비록 부하직원에게 현행범체포서 등 형사입건공문서를 파기하라고 지시한 바는 없으나 파기를 방치한 책임을 면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 서울고법은 지난 1월 “부하직원이 훈방 대가로 수수한 금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중 30만원을 받는 등 비위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으며, 금품수수 사실 내지 경위 등을 부인하는 등 비위행위 후의 정상이 좋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금품수수 경위 및 액수, 비위행위 관련자인 부하직원과의 형평성, 과거의 다른 징계처분과의 형평성 등을 참작할 때 해임처분은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반되는 등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했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선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무원에게 징계처분을 할 경우 어떤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려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며 “징계처분이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 여부는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설질, 징계에 의해 달성하려는 행정목적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고, 특히 금품수수의 경우 액수, 경위, 수수 이후 직무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런데 이 사건 비위행위가 중대하고 비위행위 후의 정상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징계처분에 대한 공익상의 필요성이 큰 점, 원고의 지위와 관여 정도 등에 비춰 부하직원보다 중한 징계처분을 하는 것이 평등의 원칙 내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해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인 피고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했거나 범위를 넘어 위법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30만원에 날아간 경찰관 ‘뱃지’…“해임” 정당
대법 “징계권자 재량권 남용이나 위법 없다” 기사입력:2006-09-18 13: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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