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폭행과 협박 등 가혹행위로 살인사건에 관해 허위 자백해 구속됐던 중학생들이 5년여의 법정 다툼 끝에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승소해 위자료를 받게 됐다.
서울고등법원 제13민사부(재판장 최병덕 부장판사)는 7월 19일 J군 등 10대 3명과 그 부모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경찰의 가혹행위로 허위 자백해 구속돼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점이 인정된다“며 ”피고는 원고들에게 7,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대법원에 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서울고법의 국가배상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법원에 따르면 경찰은 2000년 10월 원주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살인사건을 수사해 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1년 9월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J군을 강도사건 용의자로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이다 피해자에게 “허튼 수작 하지마, 내가 사람도 죽여 보았다”고 협박했다는 점에 착안해 J군을 살인사건 용의 선상에 두고 조사를 벌였다.
경찰들은 유치장에 있던 J군을 불러내 “형사반장은 아주 무서운 사람인데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고 말하며 폭행했다. 또한 법전과 부검사진을 보여주며 자백하라는 취지로 추궁하면서 또 폭행을 가했고, 이에 J군은 살인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J군은 살해사건 자백과정에서 자신의 친구 2명을 공범이라고 진술했고, 경찰들은 이들을 강도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당시 경찰들은 “한 건이나 두건이나 똑같다. 자백하지 않으면 사형을 시키겠다”는 취지로 협박하면서 역시 자백을 강요하며 주먹으로 얼굴 등을 때려 결국 자백을 받아냈다.
이들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으면서 자백을 번복하며 범행을 부인했으나 구속됐다.
한편 1심 법원인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2002년 2월 이들에 대한 2건의 살인사건에 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살인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 3명은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돼 2004년 8월 유죄를 선고 받았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들은 살인사건에 관해 중학교 3년에 불과한 원고들에게 자백을 강요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폭행, 협박 등의 가혹행위를 했고, 이런 가혹행위로 원고들은 살인사건 범행을 자백하게 됐다”며 “경찰들의 이런 행위는 불법행위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경찰의 폭행과 협박 등 가혹행위로 원고들이 살인사건을 자백해 구속됨으로써 원고들 및 그들의 부모인 나머지 원고들이 무죄가 확정될 때까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경험칙상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해 줄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무고함을 주장하기 위해 들어간 사선변호사 선임비용까지 손해배상범위에 포함시켰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해야 할 고도의 직무상 의무가 있는데 오히려 가혹행위를 통해 자백을 강요하는 경우 피의자들에게는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기 위한 최대한의 방어방법이 허용돼야 한다”며 “따라서 국선변호인이 선임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선변호인 선임비용이 통상의 손해에서 제외될 수 없고, 결국 사선변호사비용이 원고들의 방어행위에 필요한 한도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위자료와 관련, “경찰의 가혹행위 경위와 정도, 원고들의 나이, 살인사건 피의자로서 현장검증 상황이 방송 보도됨으로써 명예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 점, 무죄로 석방되기까지의 구속기간, 무죄를 위해 장기간 기울인 노력과 심적 고통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허위 자백 강요하는 경찰…국가는 위자료 줘라
서울고법, 경찰 가혹행위로 중학생들 살인사건 허위 자백 기사입력:2006-08-01 16: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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