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도급제 택시기사도 근로자”

“도급제는 택시회사 경영상태 악화 방지 위한 것” 기사입력:2006-06-21 12:19:46
택시회사에 일정액의 사납금을 납입하고 나머지 운행수입을 가져가는 이른바 ‘도급제’ 택시기사도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제11특별부(재판장 김이수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뇌동맥 경색으로 쓰러진 A(50)씨가 “도급제 택시기사도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소송(2005누23918)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주)OO운수에 택시기사로 입사한 뒤 회사택시 1대를 전담해 운행하는 방식의 ‘1인 1차제(월급제)’로 근무해 오던 중 신용불량상태로 인해 회사 급여가 압류되자 2004년 1월 회사를 퇴직했다.

이후 A씨는 다음날부터 이 회사에서 매일 일정한 액수의 사납금을 납부하기만 하면 근무시간에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택시를 운행하는 방식의 ‘도급제’로 택시를 운행하던 중 2004년 6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다가 쓰러져 ‘좌측 뇌경동맥 경색증’진단을 받자 피고를 상대로 요양신청을 했다.

하지만 피고는 원고가 사납금 외의 영업수입을 전액 본인의 수입으로 하고 회사의 출퇴근시간,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을 적용 받지 않는 등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자주적으로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고의 요양신청을 불승인한 사건.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도급제 근무방식은 회사의 택시기사 부족에 따른 경영사정의 악화를 방지하고자 소속 택시기사에 대한 급여 부담을 줄이고 건강보험 등 각 보험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편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이런 사정만으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는 정해진 출근일이 없었지만 사납금 납부의무로 오전 8∼9시에 회사에 출근하는 형태로 한 달에 26일을 고정적으로 근무한 점, 월급제든 도급제로 일할 때든 사납금만 납입하면 회사의 지시·통제를 받지 않았던 점과 사납금 액수만 다를 뿐 근무형태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점, 사납금을 제외한 운송수입금 잔액은 사실상 원고의 근무에 대한 보수의 성격을 갖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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