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과 내연관계 유포한 노조간부 벌금형

부산지법 “대자보 병원로비에 부착해 명예훼손 심화” 기사입력:2006-06-21 03:04:40
부산지법 제12형사단독 김상훈 판사는 최근 ‘프랜차이즈 여성팀장이 병원 이사장과 부적절한 내연관계에 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적은 대자보 등을 병원 로비 등에 붙여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부산 OO병원 노조지부장 A씨와 총무부장 B씨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과 150만원을 선고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2005고정5935)

법원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2005년 3월 OO병원노조 명의의 투쟁속보 4호 소식지에 ‘프랜차이즈 팀장 △△△와 병원 이사장 밀애…△△△가 이사장에게 벤처사업에 투자를 제의해 40억원을 날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기재해 각 사무실에 배포했다.

또한 이후에도 ‘△△△이 서울로 간 이유, 오피스텔을 사준 이유는? 이사장은 진실을 밝혀라’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병원 벽면에 부착해 마치 피해자 △△△와 병원 이사장이 내연관계로 인해 공적자금인 병원 돈을 빼돌려 피해자에게 오피스텔을 사준 것처럼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상훈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이 피해자 △△△와 병원 이사장이 부적절한 관계에 있고, 이사장이 병원 돈을 횡령해 피해자에게 서울에 있는 오피스텔을 사주었다는 근거 없는 소문만을 믿고 아무런 사실확인 절차를 없이 허위의 사실을 기재한 대자보 등 문구를 작성, 배포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이어 “피고인들은 허위사실을 적은 대자보 등을 여러 차례 다수의 병원 출입인들이 잘 볼 수 있는 병원 로비와 엘리베이터 등에 부착해 피해자의 명예훼손의 정도가 심화됐고, 특히 허위 내용들이 여성의 사생활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고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김 판사는 다만 “피고인들이 이 같은 행위를 하게 된 동기가 병원 이사장의 부실경영을 막고 투명경영을 확보해 노조조합원들과 병원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고인 A씨에게 벌금 200만원, B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법원은 “이번 판결은 근로자의 단체행동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 등을 위한 것으로 정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단과 방법이 폭력의 행사나 제3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어야 함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정당한 근로자의 단체행동의 범위를 벗어나 허위사실을 공개적으로 유포함으로써 피해 여성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피고인들의 행위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과 그로 인해 피해 여성이 입게 된 정신적 고통 등을 고려해 엄중한 형사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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