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타인 폭력으로 사망해도 업무상재해

대전지법, 피해자 유족에 보상 및 장의비 지급하라 기사입력:2006-06-09 12:04:09
근로자가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아무런 원한관계도 없는 타인의 폭력행위에 의해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행정부(재판장 신귀섭 부장판사)는 최근 A(47·여)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06구합479)에서 피고는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원고의 남편인 피해자는 (주)△△△금속 직원으로 2005년 1월 16일 오후 8시경 사업장 내에서 동료 근로자 OOO과 같이 용해로 축조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때 OOO과 갈등을 빚어 퇴사한 가해자가 OOO을 살해하겠다며 작업장에 들어와 아무런 원한관계도 없는 피해자까지도 가슴과 배에 엽총을 쏘고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에 원고는 가해자가 회사 동료 OOO과의 갈등으로 퇴사한 후 살해하겠다는 협박사실을 알게 된 사용자는 작업하는 근로자의 생명 및 신체 등을 보호해야 할 안전배려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해 사건이 발생한 만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2005년 6월 유족보상 및 장의비지급 신청을 했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재해가 업무에 내재돼 있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업무 자체가 타인으로부터 위해를 받을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고도 볼 수 없으며, 단지 우연에 의해 범죄의 피해자가 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며 유족보상 및 장의비 지급 거부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망인인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이 사건 재해 이전에 개인적인 감정이나 원한관계가 없었고, 가해자가 동료 OOO과의 갈등으로 OOO을 살해하려 한 기회에 사업장 내에서 작업을 하던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회사가 이 사건 발생 이전에 가해자가 OOO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엽총을 갖고 있었던 사실을 알고도 사업장 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사망은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현실화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망인과 가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경우도 아니고, 망인이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돼 피고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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