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경찰관 살해 운전자 징역 18년

수원지법 “우발적 범행이라도 죄질 중하다” 기사입력:2006-06-08 16:27:16
상습 무면허·음주운전과 벌금 미납으로 지명수명된 운전자가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자 구속될 것을 두려워 해 음주측정을 위해 하차를 요구하는 경찰관을 차문에 매단 채 과속으로 내달려 결국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징역 18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음주운전 단속중인 경찰관을 차 문에 매달고 달아나다 경찰관을 떨어뜨리기 위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결국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기소된 A(44)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2006고합1)

법원에 따르면 피고인은 무면허운전으로 3회, 음주운전으로 2회 단속되는 등 수 차례에 걸쳐 도로교통법위반으로 단속되고 또한 그로 인한 벌금 400만원을 납부하지 못해 지명수배된 상태에서 계속 무면허운전을 하고 있어 평소 교통단속 경찰관들을 의식적으로 피해 다녔다.

그러던 중 2005년 12월 7일 오후 10시경 수원시 오목천동 생활체육공원 앞 도로를 술을 마신 채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음주운전 단속 중인 경찰관인 피해자가 음주측정을 위해 하차할 것을 요구하자 상습적인 무면허·음주운전 및 벌금 미납으로 구속될 것이라고 생각돼 도망하기로 마음먹었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하차할 것을 요구하면서 유리창이 내려진 운전석 문짝 창틀 아래의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차량을 출발시켰다. 이에 피해자가 자동차 문짝 창틀을 붙잡고 있는 상태에서 정지하라고 요구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급가속으로 달렸다.

미처 차량 문짝에서 손을 떼지 못한 피해자가 창틀에 매달려 있음에도 피고인은 무려 시속 120km가 넘는 속도로 1.5km를 내달렸다. 피해자가 “제발 좀 서”라는 간청을 받고도 피고인은 오히려 “나 좀 놔 달라”며 차문을 잡고 있는 피해자의 손을 쳤다.

그렇게 질주하다 피해자를 떨어뜨리기 위해 피고인이 차량 옆부분으로 철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피해자가 자동차와 중앙분리대 사이에 끼여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재판과정에서 “차량을 주행하다가 피해자가 차 문에 매달린 것을 뒤늦게 알았고, 운전실수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살해의 고의는 없었으며, 당시 술에 만취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며 살인죄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이미 여러 차례 음주 또는 무면허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음주 및 무면허운전을 감행했으며, 피고인이 차를 출발한 이후 피해자의 정지요청에 응해 곧바로 운전을 멈췄다면 피해자가 경미한 상처를 입거나 최소한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차를 멈출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운전을 감행해 서른 남짓한 젊은 경찰관을 살해했으면서도 범행을 변명하고 있는 점, 또한 피해자 유족들이 충격과 상실감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피해자들에게 전혀 피해배상을 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춰 보면 비록 음주 및 무면허운전으로 인한 현행범 체포를 모면하고자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더라도 죄질이 매우 중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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