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폭력을 행사하며 저항하는 피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면 정당한 공무집행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과잉방위행위에 해당돼 국가의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제22민사부(재판장 한위수 부장판사)는 경찰이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피의자에게 수갑을 채우려는 과정에서 어깨뼈가 부러진 A(37)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5나87953)에서 지난 11일 “국가는 원고에게 2,568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원고 A씨는 2004년 3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집에서 자식들과 결혼한 여동생을 폭행하고 있다는 매제(피해자 여동생 남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혀 OO경찰서 OO지구대로 연행됐다.
원고는 동생인 피해자 부부와 분리된 채 폭행 여부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계속 피해자측과 언쟁을 벌이면서 그들에게 달려들려고 했고, 이에 경찰관이 원고에게 “조용히 하라”며 반말을 하자 격분한 나머지 경찰에게 다가가 “너는 뭔데 그러냐”고 하면서 멱살을 잡았다.
이에 경찰관은 멱살을 잡은 원고의 손을 뿌리치면서 바닥에 엎어뜨렸고, 원고가 발길질을 하며 저항하자 옆에 있던 동료 경찰관들이 원고의 양팔을 뒤로 꺾어 양손에 수갑을 채웠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는 우측 어깨 골절상을 입었다.
피고는 재판 과정에서 “경찰관의 이런 행위는 원고가 피해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폭력행사를 막는 한편 사건을 처리 중인 경찰관 개인의 신체에 대한 불법적인 폭력행위를 방어하기 위한 부득이한 행위로서 정당방위 또는 정당한 공무집행”이라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은 경찰관의 멱살을 잡는 등으로 공무집행에 항거하는 원고를 제압하기 위해 수갑을 사용할 수 있지만,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신체에 대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며 “그런데 경찰이 원고의 팔을 과도하게 뒤로 꺾어 상해를 입힌 행위는 정당한 직무집행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관의 멱살을 잡은 원고의 행위는 부당한 가해행위이지만, 경찰도 원고를 제압하기 위해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힌 행위는 방위의 의사로서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의 방위행위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과잉방위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도 경찰에 연행된 후에도 피해자측과 언쟁을 벌이고 소란을 피워 경찰의 정상적인 공무집행을 어렵게 만들고, 더욱이 이를 제지하는 경찰관의 멱살을 잡는 폭력을 먼저 행사함으로써 경찰관의 물리력 사용을 상당 부분 자초한 잘못이 있다”며 “따라서 원고의 과실책임을 60%로 하고, 국가책임을 4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폭력 피의자 수갑 채우려다 상해…국가 배상책임
서울고법 “국가는 원고에게 2,568만원 지급하다” 기사입력:2006-05-30 17: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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