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임직원 가중처벌 규정 위헌

헌재 “처벌이 지나치게 과중해 평등원칙 위배” 기사입력:2006-04-30 20:31:55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주선회 재판관)는 4월 27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금융기관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경우 수수한 액수에 따라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한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중 제1호 및 제2호 부분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2006헌가5)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금융기관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금액이 1천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인 때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5천만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형벌은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하는데 이는 중벌(重罰)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특별형법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특경가법 관련 규정은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춰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 헌법에 반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금융기관 임직원의 수재죄에 대해 수수액에 따라 엄하게 가중 처벌하는 입법례는 우리나라 밖에 없고, 또한 법관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법관의 양형선택과 판단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어 작량감경 사유가 있는 경우 집행유예가 가능한 살인죄와 비교할 때도 매우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히 “금융기관 종사자들은 공무원에 준하는 공정성과 청렴성이 요구돼 직무에 관한 뇌물 수수를 금지함으로써 직무집행의 공정을 확보할 필요가 있지만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은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변호사, 파산관재인, 공인회계사 등 수재죄의 법정형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과중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무원보다도 더 중한 법정형으로 처벌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해 평등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부정대출의 대가로 2명으로부터 9,15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인천지법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금융기관 A씨의 사건을 심리하던 중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금품을 수수한 경우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한 특경가법 제5조 5항의 위헌법률심판을 지난 2월 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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