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행·보행상태 정상이면 음주측정불응죄 안 돼

대구지법 “음주반응과 운전자 외관·태도 등 종합 판단” 기사입력:2006-04-13 11:50:57
음주감지기에서 술을 마셨다는 반응이 나왔더라도 언행과 보행상태가 정상이고,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었다면 경찰관의 호흡측정요구를 거부했더라도 음주측정불응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하종대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 대해 대법원 환송 판결의 취지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04년 8월 소주 한잔 반을 마시고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귀가하다 대구 수성구 범물동에 있는 OO유치원 앞길에서 경찰관으로부터 얼굴이 붉어 술에 취해 운전한다는 의심을 받고 음주측정 요구를 받았으나, 응하지 않아 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1심 법원은 벌금 300만원, 2심 법원은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법원 환송 판결문을 인용해 “음주측정불응죄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 성립하는데 ‘술에 취한 상태’는 음주운전죄로 처벌되는 음주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의 음주상태를 말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음주측정불응죄는 음주측정 요구 당시 운전자가 반드시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의 상태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0.05% 이상의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나아가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을 요구하기 전에 사용되는 음주감지기 시험에서 음주반응이 나왔는지 여부와 개별 운전자의 외관·태도·운전행태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음주감지기 시험에서 음주반응이 나왔기 때문에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의심을 하게 됐으나 피고인의 혈색이 붉었을 뿐 언행과 보행상태는 정상이었고, 위드마크공식에 의해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해도 0.008%에 불과한 점 등을 보면 피고인이 음주측정을 요구받을 당시 음주운전죄로 처벌되는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의 음주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어 음주특정불응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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