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서에 부제소특약 했다면 다시 손배청구 부적합

대구지법 “사회통념상 화해 안 했을 만한 중대한 손해 있어야” 기사입력:2006-02-24 00:38:09
사고와 관련된 합의를 하면서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부제소특약을 한 경우 사후에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후발손해가 합의 당시 예상이 불가능해 예상했더라면 사회통념상 그 합의금액으로는 화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 만한 중대한 손해가 있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11부(재판장 이영화 부장판사)는 최근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부상자 K씨 등이 “부상후유증 등이 발생했으니 향후 치료비 등을 지급하라”며 대구지하철공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사고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부제소특약을 한 만큼 다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며 각하결정을 내린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피고들은 원고들과 2003년 6월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화재사고로 인한 상해에 따른 손해에 관해 일정한 금액을 보상하고, 보상금을 수령한 후에는 화재사고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모든 기관·자치단체 등에 대해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제소특약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합의서에 부제소특약이 이뤄진 경우 사후에 다시 손해배상청구를 하려면 합의가 손해발생의 원인인 사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손해배상범위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후발손해가 합의 당시 예상이 불가능한 것으로서 당사자가 후발손해를 예상했더라면 사회통념상 그 합의금액으로 화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할 만큼 손해가 중대한 것이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의 경우 그런 사정이 보이지 않고, 원고들이 추가로 주장하는 상해 역시 화재사고로 인해 입은 상해의 정도와 별 차이가 없다”며 “따라서 이 사건은 합의서에 약정한 부제소특약에 반해 제기된 것으로 부적합해 각하한다”고 설명했다.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화재사고로 부상을 당한 K씨 등 17명은 부상후유증 등 추가로 상해가 발생했다며 향후 치료비 등의 지급을 요구했으나 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가 ‘보상금 지급 후 일체의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근거로 배상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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