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사는 그러면서 “다만, 개인에 대한 비난보다는 판결에 대해 논리를 따지는 건강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좋겠다”며 “지난해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판결 이후 누군가 사무실로 청산가리를 보내 놀란 적이 있다”고도 털어놔 충격을 줬다.
그는 “내기골프 사건은 국민정서에 위반된다는 것은 알지만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에서 무죄판결을 내렸다”며 “명백한 도박인 카지노는 국가가 인정했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안 되고 개인이 한 행위는 불법이라며 처벌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에 대해 국가의 권력이 지나치게 개입한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더불어 “개인의 자유를 내기골프에서 풀어야겠느냐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자유의 영역이 늘어나면 결국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판사는 ‘지나치게 감성적인 판결로 여론의 관심을 즐기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판결로 논란을 일으켜 관심을 얻고자 한 적은 추호도 없다”고 일축하면서 “내가 한 판결만 600∼700건 정도 되는데 언론에 공개된 것은 손가락으로 꼽히고 ‘튀는 판결’이라는 사건 중 70%이상이 항소심에서 기각됐다면 유독 ‘튄다’고 말할 수 없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판사는 그러면서 “판사로써 내기골프가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한 것이지 내가 군대 가지말고 내기골프나 치라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일개 하급심 판사가 무죄판결을 냈기 때문에 ‘군대 안 가고, 내기골프 하자’라고 한다면 국민들의 정서에 문제가 있는 것 같고, 그것은 흑백 논리나 극단적 논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판결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각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아울러 이 판사는 “내기골프 사건으로 우리나라 선례는 물론 일본 판례나 책까지 사봤다면 믿겠느냐”며 “내가 항상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옳다고 생각되면 뜻을 굽히지 않고 소신껏 판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판사의 법률에 대한 해석은 시대 흐름에 따라 상식이 바뀌면 언제든 재해석 될 수 있다”며 “판사는 다수의 상식에 맞는 판결을 내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판사는 언론보도와 관련, “마이너스 옵션은 명백히 도박에 해당한다고 말한 적은 있지만 박세리 선수에 관련해 도박죄에 해당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