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여수세계섬박람회를 바라보는 일부 시선이 지나치게 문제와 논란에 집중되어 있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지적해야 하고, 공공예산이 투입된 행사라면 더욱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부분적인 문제를 박람회 전체의 실패처럼 확대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박람회를 무조건 감싸는 일도, 무조건 공격하는 일도 아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정확하게 살피는 동시에 무엇을 이루었고 무엇을 남길 것인지 함께 평가하는 균형이다.
오늘날 SNS는 좋은 성과보다 논란을 훨씬 빠르게 확산시킨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나 자극적인 제목 하나가 수년간 준비한 사업의 의미를 순식간에 덮어버리기도 한다. 언론과 방송 역시 잘된 것을 기록하고 알리는 역할보다 문제를 찾아내는 데만 몰두한다면 사회적 감시라는 본래의 기능마저 왜곡될 수 있다. 문제를 제기한 집단이 도리어 문제일 수 있다.
비판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특히 여수세계섬박람회는 단순한 지역축제 하나를 평가하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오랫동안 육지 중심의 발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섬과 섬 주민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섬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섬은 관광지가 아니라 생활의 현장이다. 교통과 의료, 교육과 문화의 제약을 감당해야 하고,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공동체의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섬도 있다.
그런 점에서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의미는 분명하다.
섬을 대한민국 사회의 중심 의제로 불러내고, 섬의 생태와 역사, 관광과 문화, 예술과 산업을 새로운 시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섬을 언제까지 육지의 끝으로만 바라볼 것인가.
섬은 국토의 끝이 아니다.
바다는 단절이 아니라 또 하나의 길이다.
여수에서 시작된 섬에 대한 관심은 남해안과 서해안의 수많은 섬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관광객이 잠시 다녀가는 관광상품을 만드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섬 주민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이 돌아오며, 문화와 예술이 머물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래서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성패를 단기간의 방문객 숫자나 흥행 성적만으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더 중요한 질문은 박람회 이후다.
박람회가 끝난 뒤 섬에 무엇이 남는가. 섬 주민의 삶이 나아졌는가. 섬으로 가는 길이 가까워졌는가. 지역경제에 새로운 가능성이 생겼는가. 섬의 역사와 문화가 기록되었는가. 청년들이 섬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몇 년 뒤 하나씩 나타날 때 비로소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첫 시도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 운영상의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냉정하게 기록하고 고쳐야 한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 몇 가지를 확대해 전체를 실패로 규정하는 방식은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다.
언론과 SNS가 사회를 감시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감시와 흠집 내기는 다르다.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를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비판이라면, 일부 장면을 떼어내 반복적으로 확산시키고 전체 사업의 의미까지 부정하는 것은 건전한 공론과 거리가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상처를 받는 사람은 누구인가. 행사를 준비한 행정기관만이 아니다. 그 섬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주민들이다.
섬 주민에게 이번 박람회는 자신의 고향이 세상에 알려지고, 사람들이 섬을 새롭게 바라보며, 다음 세대에게 조금이라도 나은 삶의 조건을 물려줄 수 있다는 기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섬을 둘러싼 공론은 그곳에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존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잘된 것까지 지워서는 안 된다.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면 된다. 부족하다면 다음 박람회에서 보완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이제 섬을 주변부가 아니라 미래의 국토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진정으로 남겨야 할 유산도 거대한 시설이나 일회성 흥행 기록이 아닐 것이다.
섬을 다시 발견하는 일이다. 관광의 섬에서 삶의 섬으로, 소외된 섬에서 연결되는 섬으로, 떠나는 섬에서 다시 찾아오는 섬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박람회는 끝나지만 섬은 남는다.
그래서 여수세계섬박람회의 평가는 행사 기간에 끝나서는 안 된다. 5년 뒤, 10년 뒤 섬 주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관광과 문화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대한민국의 섬 정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아야 한다.
여수세계섬박람회를 통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하나의 행사가 아니다.
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미래다.
그리고 그 미래를 만드는 첫걸음까지 비판이라는 이름으로 짓밟아서는 안 된다.
칼럼) 금보성 한국예술가협회 이사장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7@lawissue.co.kr
여수세계섬박람회, 문제보다 먼저 보아야 할 것
- 섬을 살리는 첫걸음까지 흔들어서는 안 된다 기사입력:2026-09-21 12: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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