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스토킹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수사기관의 대응도 한층 엄격해졌다.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은 긍정적인 변화지만, 반대로 스토킹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까지 형사사건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연인 간 갈등뿐 아니라 이혼 과정의 분쟁, 상간 문제, 층간소음, 금전 문제 등 일상에서 발생한 갈등이 스토킹 고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반복적으로 연락했다는 이유만으로 피의자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반복 연락 자체가 곧바로 스토킹범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연락 횟수만으로 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연락하게 된 경위와 목적, 당시 상황, 당사자들의 관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실무에서는 통화기록이나 문자 개수만 보고 스토킹 여부를 판단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수사와 재판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배경과 연락의 목적이 매우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의심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연락했거나, 금전 문제나 기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상대방과 연락한 경우라면 단순히 횟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스토킹이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법원 역시 이러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스토킹 여부를 판단할 때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연락하게 된 경위, 행위의 태양, 당시 언동과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단순히 반복 연락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하급심에서도 배우자의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항의하거나 연락 중단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연락은 그 목적과 경위에 비춰 스토킹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다. 반면 미행이나 잠복, 위치추적처럼 상대방의 일상과 사생활을 지속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는 스토킹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 사건에서는 연락 횟수보다 객관적인 증거 확보가 더 중요하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는지, 서로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연락 목적이 협박이나 보복이 아니라 사실 확인 또는 분쟁 해결이었는지 등을 입증할 자료가 수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당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최대한 확보한 뒤 초기 조사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토킹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가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억울하게 피의자로 입건됐다면 연락 횟수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고 사건의 전체 경위와 법률적 쟁점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해야 한다.
도움말 법무법인 빛 김경수 대표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억울한 스토킹 혐의, 법원이 보는 기준은
기사입력:2026-07-1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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