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단 한 번의 외도나 폭행으로도 성립할 수 있을까

기사입력:2026-02-23 09:15:28
박수찬 변호사

박수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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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대한민국 민법 제 840조는 부부 중 일방이 법원에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를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 악의적인 유기,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의 부당한 대우 등을 포함한 여섯 가지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재판상 이혼은 혼인 관계의 파탄이 고착화되고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음을 입증해야 하는 과정이기에, 단발적인 사건만으로는 소송 제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실무적으로는 단 한 차례의 사건이라 하더라도 혼인 생활의 근간을 뒤흔들었다고 판단될 만한 수위와 파급력을 지녔다면 충분히 승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혼소송이 가능한 사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배우자의 부정행위와 폭행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부정행위는 반드시 간통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의 정조 의무를 충실히 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포괄한다. 과거에는 간통죄 성립을 위해 현장 증거가 필수적이었으나 현재는 연인 사이임을 짐작하게 하는 문자 메시지, 다정한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 숙박업소 출입 기록 등만으로도 부정행위를 입증할 수 있다. 부부간의 신의칙이 혼인 유지의 핵심이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외도라 할지라도 그것이 신뢰 관계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했다면 법원은 이혼 청구를 인용하는 추세다. 만약 배우자가 단 하룻밤의 실수였다고 주장하며 용서를 구하더라도 피해 배우자가 입은 정신적 충격이 크고 그로 인해 일상적인 부부 공동생활이 불가능해졌다면 이는 명백한 이혼 사유가 된다.

폭행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우리 법원은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예전에는 가정폭력을 사적인 일로 여겨 ‘참고 넘어가야 하는 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가벼운 신체적 접촉이나 폭언도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단발성 폭행이라 하더라도 그 정도가 심하여 상해를 입혔거나, 흉기를 사용한 경우, 혹은 임신 중인 배우자를 폭행한 경우 등은 혼인 관계의 파탄을 선고받기에 충분하다.

법원은 가해자가 평소에는 성실했다거나 초범이라는 이유만으로 면죄부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피해 배우자가 느끼는 공포심과 생명의 위협이 혼인 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하다고 판단한다면 추가적인 폭행이 발생하기 전이라도 즉시 이혼 판결을 내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사안에서는 사건 직후의 경찰 신고 기록, 응급실 진료 기록, 신체 상처 사진 등 객관적인 물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혼소송 사유에는 경제적 갈등이나 고부갈등, 장서갈등도 포함된다. 이러한 사유 역시 단발적인 갈등이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되었을 때 소송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댁 식구로부터 단 한 번이라도 심각한 모욕을 당했거나 폭행을 당한 경우, 배우자가 이를 방관하거나 오히려 가담했다면 이는 민법 제840조 제3호와 제6호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추상적인 이유만으로는 단기간에 이혼 판결을 받아내기 어렵지만 특정 시점에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부부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법무법인 YK 안양 분사무소 박수찬 변호사는 "이혼소송에서 유책 사유는 단순히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사안의 중대성과 입증 책임의 문제로 귀결된다. 해당 행위가 발생하게 된 경위, 행위의 수위, 이후 배우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혼인 파탄의 전적인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음을 명확히 한다면 단발성 사건이라도 충분히 이혼 청구가 인용될 수 있다”라며 “위자료 청구 역시 이러한 파탄의 책임 정도에 비례하여 결정되므로 증거 수집 단계에서부터 법률적 요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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