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일과시간 후 변호인 접견 방해 검사·교도관 손해배상

기사입력:2016-07-23 18:17:25
[로이슈 전용모 기자] 변호인의 일과시간 후 피의자와의 접견교통권을 방해한 검사와 교도관 행위에 대해 국가배상법에 따라 정신적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은 수사기관으로부터 피의자신문을 받는 도중에라도 언제든지 변호인과 접견 교통하는 것이 보장되고 허용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제한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지방법원의 기초사실에 따르면 변호사인 A씨는 체포된 B씨에 대한 접견을 위해 작년 10월 6일 오후 5시경 부산지검 S검사에게 전화로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다.

그러자 S검사는 A씨에게 수사 진행 중을 이유로 같은 날 오후 7시경에 검찰청으로 오라고 했다. 이에 교도관은 검사실에서 조사를 마친 B씨를 인계받아 오후 7시부터 진행될 야간조사를 위해 B씨를 검찰청 내 구치감에 대기시켰다.

A씨는 오후 7시경 검찰청에 도착해 접견실에서 대기했으나 교도관으로부터 일과 시간 후의 접견 신청이라는 이유로 접견이 거부됐다.

그러자 A씨(원고)는 대한민국(피고)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2000만원)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부산지법 민사18단독 김정우 판사는 지난 7월 19일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며 원고일부승소판결을 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김정우 판사는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의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은 사기관의 처분이나 법원의 결정으로도 이를 제한할 수 없는 것이고, 그 절차상 또는 시기상 제약도 없으며, 현행법상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과 변호인 사이의 접견교통을 제한하는 구체적인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아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은 수사기관으로부터 피의자신문을 받는 도중에라도 언제든지 변호인과 접견 교통하는 것이 보장되고 허용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제한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수사기관이 피의자에 대한 조사를 일과 시간 내에서만 하는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변호인 역시 필요한 경우에는 일과 시간 외에도 접견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한 점, 일과 시간 후 검사실에서 조사 중인 피의자에 대한 변호인의 접견을 제한하는 다른 특별한 법 규정도 없는 점, 그런데도 교도관은 일과 시간 외의 접견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피의자 접견을 거부하고, 원고에게 오후 7시까지 오라고 말까지한 검사도 교도관의 거부 행위를 방관하고 원고의 접견 없이 피의자를 조사한 점(검사로서는 교도관의 거부 행위에도 불구하고 조사실 등지에서 적절히 원고의 접견을 허용할 수 있었을 것임)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와 교도관이 고의 또는 과실로 원고의 피의자와의 접견교통권을 방해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러한 공무원의 행위에 대해 피고는 원고에게 국가배상법에 따라 원고가 입은 정신적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위자료의 액수에 관해 “원고가 입은 피해 정도, 검사와 교도관의 위법행위의 정도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1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피고는 “검찰사건사무규칙 제9조의2 제2항에 의하면 ‘검사는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의 신청이 있는 경우 신청인에게 변호인 참여 전에 변호인선임에 관한 서면을 제출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당시 원고는 변호인선임에 관한 서면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접견 신청을 하였으므로 접견을 허가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사유는 당시 교도관 등이 원고의 접견을 거부할 때 명시한 사유가 아닐 뿐 아니라, 위 규정은 변호인 참여시의 규정이지 변호인 접견시의 규정은 아니며, 형사소송법 제34조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도 피의자의 접견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배척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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