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아파트 단지 통행로는 ‘도로’…음주운전 면허취소 정당”

“아파트 주민과 방문객 등 불특정 다수인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아파트 내 통행로에 교통경찰권 미치도록 해야” 기사입력:2014-11-11 18:24:06
[로이슈=신종철 기자] 음주 상태로 아파트 경비초소에서 주차장까지 단지 내 통행로를 운전했음을 이유로 내린 운전면허취소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리운전기사가 주차를 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운전한 것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지난 5월 밤 10시 35분경 혈중알콜농도 0.135%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승용차를 아파트 경비초소 앞에서부터 지하주차장까지 약 150m를 음주운전하다 적발돼 자동차운전면허가 취소됐다.

이에 A씨는 “음주운전을 한 장소는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으로 도로교통법이 적용되는 도로에 해당하지 않고, 또한 대리운전기사와 추가 요금 시비로 대리운전기사가 주차를 해주지 않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차량을 주차하기 위해 운전하기에 이른 점 등을 고려하면 운전면허취소 처분은 너무 가혹하다”고 소송을 냈다.

춘천지법 행정부(재판장 강성수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강원도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2014구합4601)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아파트 단지 출입구는 2곳인데, 출입구에 외부차량을 통제하기 위한 차단기가 없고, 관리인이 외부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도 않아 외부차량이나 불특정 다수인이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에 출입하는 것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점,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는 일반도로와 접한 출입구에서 시작돼 일반도로와 동일한 형태로 포장돼 있고, 차량의 진행 방향이 표시돼 있으며, 통행로와 접해 지상 주차 구역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운전한 아파트 내 통행로는 도로교통법에서 말하는 도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아파트 주민과 방문객 등 불특정 다수인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아파트 내 통행로 부분에 일반 교통경찰권이 미치도록 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실제로 원고는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던 중 다른 차량을 들이받는 접촉사고를 일으키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운전한 아파트 내 통행로는 일반 교통경찰권이 미치는 공공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자동차가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교통수단이 된 현대사회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증가와 그 해악은 반드시 규제돼야 하고, 이를 방지할 공익상의 필요는 갈수록 강조돼야 마땅한 바, 따라서 음주운전을 이유로 한 자동차운전면허 취소는 일반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와는 달리 그 취소로 받을 당사자의 불이익보다는 음주운전을 방지해야 하는 일반예방적 측면이 더욱 강조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2007두17021)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원고는 이 사건 음주운전으로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점, 원고가 음주운전에 이를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운전면허취소 처분으로 원고가 입을 불이익보다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 목적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으므로, 면허취소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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