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검사 출신 금태섭 변호사가 카카오톡 사태에서 등장하는 압수수색영장, 특히 실시간 감청영장과 같은 어려운 법률용어와 카톡의 실시간 감청영장이 왜 문제가 되는지, 다음카카오가 감청영장집행에 불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며, 나아가 이석우 대표가 ‘감청영장집행에 불응하겠다’고 밝힌 배경까지 세밀하게 짚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실시간 감청영장에 대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개념을 분명하게 알아야, 이번 카카오톡 사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금태섭 변호사가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카톡 논란과 관련한 몇 가지 설명>이라는 글은 큰 도움이 될 것을 보인다.
한 마디로 금태섭 변호사가 이번 카카오톡 사태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한 것이다.
먼저 금태섭 변호사는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가 ‘실시간 감청영장 집행 불응 방침’을 천명한 이후 이에 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감청영장을 비롯해서 몇 가지 개념에 대해서 혼동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간단한 설명과 제 의견을 말씀드린다”며 글을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첫 번째 주제는 ‘실시간 감청영장은 일반 압수수색영장과 어떻게 다른가’를 다뤘다.
금태섭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압수수색은 ‘과거의 자료’를 대상으로 한다. 즉 영장이 청구되는 시점에 이미 존재하는 자료를 압수수색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서 기업에서 탈세를 위해서 비밀장부를 만든 경우, 검찰은 그 장부를 압수하기 위해서 법원에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 검찰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비밀장부를 압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실시간) 감청영장은 기본적으로 ‘미래의 자료’를 대상으로 한다. 즉 감청영장 발부 시점 이후에 이루어지는 전화통화 등을 감청(도청)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서 마약사범들이 전화로 거래약속을 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경우, 검찰은 법원에 감청영장을 신청하고, 법원이 그 필요성을 인정해서 감청영장을 발부한 경우 검찰은 그때부터 통화내용을 들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 변호사는 “말하자면 이미 주고받은 이메일을 서버에서 다운받아서 보는 것은 일반 압수수색영장으로 하는 것이지 감청영장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것은 ‘과거의 자료’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두 번째 주제로 “카톡의 경우 실시간 감청영장이 왜 문제 되는가”라고 풀었다.
금태섭 변호사는 “카톡에 대해서 일반적인 방식으로 ‘감청’을 한다면, 예를 들어 범죄자들이 만든 카톡방에 검찰이 몰래 접속해서 그 내용을 보는 식이 될 것”이라며 “즉 일단 영장을 받고, 그 시점 이후에 이루어지는 대화내용을 보는 것(감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그런데 다음카카오 측에서 누누이 설명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며 “즉 카톡의 경우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제3자가 몰래 실시간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카톡에서는 수사기관이 감청영장을 제시하면 (이미 이루어진) 2~3일간의 대화 내용을 모아서 제출해 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대법원은 이미 송ㆍ수신이 끝난 자료를 나중에 수사기관이 제출받아 보는 것은 ‘감청’이 아니라고 한다”며 대법원 판례를 언급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2년 10월 25일 판결(2012도4644)에서 “통신비밀보호법의 규정이 송ㆍ수신이 완료돼 보관 중인 전기통신 내용은 그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은 점, 일반적으로 감청은 다른 사람의 대화나 통신 내용을 몰래 엿듣는 행위를 의미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통신비밀보호법상의 ‘감청’이란 그 대상이 되는 전기통신의 송ㆍ수신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만을 의미하고, 이미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내용을 지득하는 등의 행위는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금태섭 변호사는 “이것을 논리적으로 해석하면 현재 카톡에 대해 이루어지는 방식, 이미 송수신이 완료돼 보관 중인 대화내용 2~3일치를 모아서 압수수색 하는 방식은 수사기관이 감청영장을 발부받아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이것은 실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의미를 뒀다.
그는 “감청영장은 기간을 정해서 발부받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2014년 10월 14일부터 2014년 11월 13일까지 감청할 수 있는 영장을 받으면 그때그때 따로 영장을 받을 필요 없이 그 기간 중에 이루어지는 카톡 내용을 받아볼 수 있다”며 “그런데 현재처럼 2~3일치를 모은 대화내용을 압수하는 것이 감청영장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면, 수사기관은 2~3일에 한 번씩 그때그때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금 변호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청영장을 한번 받아서 계속 대화내용을 제출받아 왔다면, 적어도 대법원의 판단과는 다른 관행이라고 할 수 있다”며 “보기에 따라서는 잘못된 (위법한) 압수수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이사가 감청영장 집행에 불응하겠다고 한 취지가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은 이런 식의 압수수색은 거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금 변호사는 “즉 카톡에서 이루어진 대화내용을 보고 싶으면 그때그때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와야지, 기간이 정해진 감청영장을 받아와서 그때부터 그 기간이 끝날 때까지 2~3일에 한 번씩 대화내용을 모아서 달라는 요구는 거절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압수수색영장의 발부에 보통 하루 정도 걸린다고 보면, 다음카카오 측이 밝힌 대로 앞으로 대화내용을 2~3일만 보관한다면 실제 모든 대화를 보는 것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 번째 주제로 ‘다음카카오 측은 실시간 감청영장의 집행에 불응할 수 있는가’라는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를 짚었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변호사는 “이것은 법률적, 사실적 측면에서 대단히 복잡한 문제”라며 “우선 다음카카오 측에서 말하는 ‘불응’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단순히 자료를 찾는 일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겠다는 것인지, 수사기관이 회사 서버에 접근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겠다는 의미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금 변호사는 “만약 물리적으로 영장 집행을 막겠다고 나서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난다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대화내용이 담긴 자료를 찾는데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정도라면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영장을 들고 가택 수색을 나온 경우를 예들 들며, 폭력을 써서 집에 못 들어오게 한다면 처벌받겠지만, 적극적으로 증거를 찾아줄 의무까지는 없다고 알기 쉽게 설명했다.
금 변호사는 “다음카카오의 전산담당 직원이 감청영장 집행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다면 결국 검찰의 담당직원이 서버에서 필요한 자료를 뽑아내게 될 것이고, 전산실 문을 잠그고 열쇠를 주지 않을 경우에는 검찰이 문을 부술 수 있다”고 말했다.
네 번째로 ‘다음카카오의 감청영장 집행에 불응 방침을 보는 시각’도 해석했다. 금 변호사의 분석을 보면 흥미롭다. 향후 검찰과 다음카카오 간의 팽팽한 긴장관계가 예상된다.
금태섭 변호사는 “국가기관의 광범위한 감청이나 통신내용 ‘감찰’에 격분하고 불안해하는 분들 중에도 막상 사기업인 다음카카오가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 집행에 불응한다고 천명한 데 대해서는 불편한 느낌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정당한 범죄수사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에서 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금 변호사는 “그런데 PR의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그는 “일반적으로 압수수색은 1) 범죄혐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와 2) 범죄와는 관계가 없는 제3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은행을 대상으로 한 예금계좌추적 등)가 있다”며 “수사기관은 대체로 1)의 경우 혐의자가 저항하는 것은 그래도 이해하려고 하지만, 2)의 경우 제3자가 딴지를 거는 것은 참지 못한다”며 “다음카카오 측이 나름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은 이 지점일 것”이라고 추축했다.
금 변호사는 “때문에 다음카카오로서는 지금의 여론(다음카카오에 대한 네티즌들의 엄청난 불만)이 오히려 검찰과 한번 맞장을 떠볼 수 있는 기회로 보인다”며 “검찰에서 (다음카카오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할 경우, (다음카카오는) ‘이대로 가다가는 회사가 망하게 생겼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만약 감청영장 집행에 불응하다가 (다음카카오) 임직원이 끌려나오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라도 되는 경우, PR적 측면에서는 반전 내지 기사회생의 계기가 되는 것이고, 다음카카오의 임직원은 그러한 위험을 감수할 충분한 각오가 돼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현재 다음카카오를 향한 네티즌들의 불만은 어떻게 보면 그동안 검찰 등 수사기관의 요구에 아무런 토를 달 수 없었던 기업에 저항의 명분과 수단을 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정당한 불만에 대해서 그 동안의 어려움만을 호소하며 억울하다고 주장한 다음카카오 측의 대응은 적어도 PR의 측면에서는 현명한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금태섭 변호사는 끝으로 “정부의 책임이든, 기업의 책임이든, 사적인 대화까지 광범위하게 ‘감찰’의 대상이 되는 피해를 입은 것은 국민들이기 때문”이라고 글을 맺었다.
한편, 금태섭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5년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 동부지청, 울산지검, 인천지검,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등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재직하던 2006년 한겨레신문에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이라는 연재칼럼을 기고하다 논란이 돼 2007년 1월 검복을 벗었다.
당시 금태섭 검사는 칼럼에서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마라,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해 도움을 받아라”라는 등의 조언을 했다.
검사 출신 금태섭 진단…다음카카오 이석우 ‘감청영장집행 불응’ 왜?
카카오톡 논란과 관련한 것들이 궁금하다면? 금태섭 변호사의 명쾌한 정리 기사입력:2014-10-14 19: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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