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정법원 “30년 별거 했다면 혼인 실체 완전히 해소…이혼사유”

“남편 가출로 책임 무겁지만, 30년 세월 지났다면 현재 혼인파탄 책임 따지는 것도 곤란” 기사입력:2014-09-28 13:27:00
[로이슈=신종철 기자] 30년 이상 장기간 별거하며 각자 독립적인 생활관계를 하면서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해소돼 부부 일방의 이혼청구는 이유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또한 남편이 집을 나가 가정을 방치하며 별거를 시작해 책임이 무겁지만, 3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면 현재 혼인파탄의 책임을 따지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도 제시됐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C씨와 교제하면서 장래를 약속했는데, C씨가 아이를 출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의 반대로 혼인하지 못했다.

이후 A씨는 B씨와 1973년 혼인했다. 그런데 혼인 초부터 A씨의 잦은 음주와 외박 등으로 혼인생활이 원만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A씨는 1984년 부부싸움 끝에 집을 나가 별거하게 됐다.

그런데 A씨는 1994년 C씨를 다시 만나 현재까지 동거하고 있다. B씨는 A씨와의 별거 이후 홀로 자녀들을 양육해 왔다.

그러다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부산가정법원 가사3단독 이호철 판사는 최근 A씨와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소송에서 “원고(A)와 피고(B)는 이혼한다”며 이혼 판결을 내린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는 약 30년 동안 장기간의 별거, 원고와 C씨 사이의 사실혼 관계 형성 등으로 이미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해소됐고, 원고와 피고 각자 독립적인 생활관계를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피고 역시 그와 같은 상태를 용인하면서 그동안 원고와의 관계 회복에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점, 위와 같이 파탄에 이르게 된 데에는, 원고가 혼인기간 중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피고와의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은 채 피고로 하여금 홀로 미성년 자녀들을 양육하도록 방치한 원고의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부부공동생활관계의 해소 상태가 장기화 되면서 원고의 유책성도 세월의 경과에 따라 상당 정도 약화되고, 원고가 처한 상황에 비추어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법적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현 상황에서 이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파탄에 대한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의 법적ㆍ사회적 의의는 현저히 감쇄되고, 쌍방의 책임의 경중에 관해 단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 역시 곤란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와의 이혼을 거절하는 피고의 혼인계속의사는 일반적으로 이혼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반드시 참작해야 하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원고와 피고가 처한 현 상황에 비추어 이는 혼인의 실체를 상실한 외형상의 법률혼 관계만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의 혼인계속의사에 따라 현재와 같은 파탄 상황을 유지하게 되면, 특히 원고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계속 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와 피고의 혼인은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고,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며 “따라서 원고와 피고의 혼인에는 민법 제840조 제6호에서 정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이혼원인이 존재하므로, 원고의 이혼청구는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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