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법조계에는 “법에도 눈물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범죄인이지만 ‘연민’이 그윽한 사건에서 검사나 판사가 관용을 베풀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9일 새벽과 오전에 청와대 인근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절망에 빠진 유가족과 상처받은 국민을 보듬으며 감동시킬만한 천금 같은 기회가 있었다. 어떻게 됐을까.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은 어버이날 밤을 자식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품고 차가운 이슬을 맞으며 싸늘한 아스팥트 바닥에 앉아 뜬눈으로 밤을 새워야 했다. 단 하나,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들은 경찰에 가로 막혔다.
8일 늦은 밤 KBS 길환영 사장과의 면담이 불발되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9일 새벽 박근혜 대통령에게 호소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한 것이 하루 종일 언론은 물론 인터넷과 SNS(트위터, 페이스북 등)를 뜨겁게 달궜다.
일부 변호사들도 낮에 유가족들이 길바닥에 머물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현장에 직접 나가보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물론 유가족들과 함께 밤을 지낸 변호사들도 있었다.
일부 변호사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새벽 찬 바람을 맞으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찾아와 차가운 아스팔트에 앉아 면담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나, 찬 한 잔 대접하지는 못할망정, 수많은 경찰이 진입을 막기 위해 둘러 싼 것에 놀라며 못내 안타까워했다.
또한 법조인들은 유가족들이 다른 시민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고 경의를 표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8일 밤부터 계속 청운동에서 함께 있었던 김종보 변호사는 9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희생자 학생들의 유족들은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으나,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경찰에 의해 가로 막혀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변호사는 또 “시민들은 정권의 무능함을 질타하기 위해 청와대 앞에 가보려 했으나 역시 경찰에 의해 가로 막혀야 했다”고 전했다. 새벽부터 경찰은 유가족과 SNS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자발적으로 찾아온 시민들을 에워쌌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권력은 일단 무조건 막고 본다. 우리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한다”고 비판하면서 “나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광철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나 같으면 내가 박근혜면, 그렇게 마음에 납덩이를 달고 오신 그분들, 일단 청와대로 모셔서 따뜻한 밥 한 끼, 밥이 아니라면 차라도 한 잔 대접해 드리고 밤을 새워서라도 하실 말씀 듣겠다고 했겠다”라고 못내 아쉬워했다.
이 변호사는 “그분들이 이슬 맞아 가면서 밤을 지새우고 났는데, 고작 한다는 말이 ‘순수한 유족’?”이라고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의 발언을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당신들 그만 내려와라! 보니 당신들은 이념과 가치를 떠나 나라를 운영할 능력도, 자격도 없다. 절망스럽다”고 개탄했다.
정종진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유족 분들이 안산으로 돌아가신다 한다. 머물렀던 주민센터 앞을 치우시며 청운효자동 주민 분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하셨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 역시 “나는 솔직히 대통령이 밤새 추위와 울분에 떨고 지쳤을 유족 분들에게 따뜻한 차라도 한 잔 내줄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경찰로 격리했다”고 비판했다.
정 변호사는 “‘순수’와 ‘불순’으로 갈라 쳤다. 온 국민이 상중인데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했다. 이해할 수 없다”라고 민경욱 대변인과 박근혜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겨냥하면서 “자살골을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넣는 느낌이다”라고 지적했다.
최영동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시 청운동에 다녀왔습니다. 경찰 정말 많더군요. 집회 참석자의 3배 5배? 노란 리본 단 사람은 불문곡직 통행을 막더군요”라면서 “법이고 뭐고 없습니다. 참 내”라고 씁쓸해했다.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출신인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트위터에 “청운동 가는 길. 백주대낮에 경찰이 불법으로 행인들 통행을 가로막습니다. 대학생ㆍ청년은 무조건 경찰의 장벽에 걸립니다. 울먹이며 호소해도, 고함치며 야단쳐도 기동대원들 꿈쩍 않습니다. 댓글창조정권이라 물리력밖에는 믿을 게 없는 모양입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곽 전 교육감은 “청운동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유족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꼬투리 잡힐 언행이 전무합니다. 모금성금도 마다한 분들답습니다. 이런 분들이 전문시위꾼의 선동을 받거나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묘사하면 천벌 받습니다”라고 말했다.
권영빈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아, 청운효자동 세월호 가족들! 군데군데 영정사진도 보이고”라며 현장 사진을 올리며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참여연대 공식 트위터가 “청와대 주변 단체와 가게 주민들이 함께 나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국물 한 그릇 나누고 있습니다”라며 올린 현장사진을 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라고 감탄과 탄식이 섞인 외마디 말을 남겼다.
변호사들 “내가 대통령이면 유족들 밥 한끼, 차 한잔 대접했을 것”
“나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하실 말씀 듣겠다고 했겠다…그러나 경찰로 격리했다” 기사입력:2014-05-09 21: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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