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경기경찰청장 “황망하게 떠날 줄 몰랐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질 것을 믿기에 할 말은 가슴속에 묻어두고 가겠다” 기사입력:2010-09-08 22:50:52
[로이슈=신종철 기자] “개인 명예를 생각하면 하고 싶은 말이 없지 않지만 저 자신보다는 조직과 국가가 더 중요함을 알기에, 또 공직자는 마지막까지 자중자애 해야 하고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질 것을 믿기에 할 말은 가슴속에 묻어두고 가겠다”

경찰대 1기 수석 입학ㆍ졸업하고, 동기들 가운데 항상 선두를 달리며 총경과 경무관, 치안감, 치안정감 등 승진 때마다 ‘경찰대 출신 1호’를 기록하다 7일 경찰 수뇌부 인사에서 낙마한 윤재옥(49) 경기지방경찰청장이 8일 가진 퇴임식에서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이 같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윤 경기청장은 “조직의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고민했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참고 미루며 그 누구보다 조직을 생각해봤다”며 그런데 “당당하면 거만하다고 하고 겸손하면 소극적이라고 평가해버리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없는 집 대가족의 장남처럼 경찰대 출신 선두주자라는 자리가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었다”고 소회했다.

경찰대와 비 경찰대 간 암투설을 의식한 듯 그는 “겸손한 경찰이 반드시 이긴다는 자세로 일해 왔으나, 이제 경찰로서 여러 꿈들을 접을 때가 왔다”며 “최근 경찰 고위 인사를 앞두고 일부에서는 사실과 다른 개인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는 이런저런 얘기들이 여과 없이 나돌고 있는데, 조직발전을 위한 선의의 경쟁으로 다른 사람을 음해하는 일 따위는 경찰 조직에는 없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특정 출신들이 끼리끼리 문화를 만들고 요직을 독차지하기 위해 특혜를 주고받았다는 주장은 하나의 추측에 불과한 일임을 동료 경찰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며 “다만 거짓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이런 불신의 눈길이 경찰 조직을 향해 있다는 것은 불운한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윤 경기청장은 “조직 내부에 그러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원인이 있다면 다른 어떤 일보다 그 어두운 기운을 몰아내야 할 것”이라며 “어떠한 자리보다 제 자신과 경찰의 명예를 소중히 생각했기에 몸가짐을 단정히 하려고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러나 나무는 고요하려하나 진원지를 알 수 없는 바람이 멈추지 않는다”며 “제 퇴임을 끝으로 조직 내 바람직하지 못한 일들이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겠다”는 묘한 여운을 남겼다.

윤 경기청장은 “관심과 주목의 대상에서 벗어난다는 홀가분함 보다는 경찰에 대한 신뢰를 바로 세워야 할 큰 책임과 의무를 여러분께 남기고 떠나는 듯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또 “몸 담았던 조직에 작은 낙서라도 해선 안 된다는 심정으로 겸허히 퇴임하고자 한다”며 “조직발전에 하나의 밀알이 되고자 했던 제 마음을 조금이라도 인정해 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끝으로 “경찰인의 자부심과 명예를 지키며 평범한 시민으로 제 몫을 다하며 성실히 살고 가족들과 즐겁게 제2의 인생을 살겠다”며 퇴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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