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임성철 부장판사, 이용정·길선미 판사)는 2026년 7월 24일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을 사들여 80여명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70억 상당의 임대차 보증금과 47억8000만 원 부동산 담보대출금을 편취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전 부구청장인 피고인(70대)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이사장과 일선 지자체 부구청장을 지냈다.
피고인의 피해자 8명에 대한 사기의 점은 각 무죄. 피고인은 배상신청인 12명에게 배상(325만 원~1억 원)하라고 명했다. 배상명령은 가집행 할 수 있다. 나머지 배상신청인 17명의 배상명령신청은 모두 각하했다. 피고인의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거나 민사소송 중이어서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등 판단에서다.
검사는 피해자 금융기관으로부터 편취한 부동산 담보 대출금 합계 47억8000만 원에 대한 추징을 구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추징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점,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범죄피해재산인 경우에는 이를 몰수·추징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대출금을 범죄수익으로 추징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이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과 같은 이른바 전세사기 범행은 임차인들의 주거 생활의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만 아니라 주택임대차 거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 전세사기 피해자가 86명이고 피고인이 편취한 임대차보증금 액수가 합계 약 70억 원에 이른다. 게다가 피고인은 추가 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주요 내용을 위조한 임대차계약서를 이용해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속이는 방법으로 금융기관을 적극적으로 기망했고, 금융기관인 피해자로부터 합계 47억 8000만 원의 대출금을 편취하기까지 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사회 초년생이거나 서민들이고, 피고인이 편취한 임대차보증금은 피해자들에게 거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이자 향후 인생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초 자본이었다. 쉽게 큰돈을 벌어 보겠다는 피고인의 눈먼 욕심으로 인해 아무런 잘못도 없는 이 사건 피해자들이 영문도 모른 채 거액의 보증금을 송두리째 잃거나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었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임차보증금 합계액으로 표현되는 것 이상이라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피해회복을 받지 못했고 피해자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범행 내용과 결과를 볼 때 피고인의 죄책은 매우 무거워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이 사건 범행 중 임차인들에 대한 부분은 확정적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미필적 고의에 기한 것이다. 피고인은 이종 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것 외에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은 없다. 피해자 9명은 피고인 소유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피해금 중 일부를 회수했다. 피고인은 피해자 1명에게 보증금 7,000만 원 중 500만 원을 변제했고, 다른 피해자 1명과는 합의했다. 피고인이 취득한 한 이 사건 각 건물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피해금액 중 일부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피고인은 자기자본을 거의 투입하지 않고 임대차 보증금 반환채무를 부담하거나 부동산 담보대출을 승계하는 소위 ‘갭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 건물을 매수하여 임대사업을 영위하기로 계획했고, 그 과정에서 부산 OO구청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알게 된 직원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갭투자방식의 임대차 사업을 보조했다.
피고인은 2016. 8.경부터 2020. 3.경까지 부산 연제구 3곳, 사상구, 부산진구 2곳, 금정구에서 오피스텔 건물을 합계 약 358억 원에 매수하면서 위 건물들의 임대차 보증금 반환채무 및 부동산 담보 대출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실제 매수 대금을 약 24억 4600만 원 정도만 지급하고 위 건물들의 소유권을 취득했다.
고정적 수입이 충분히 발생하지 않는 상태에서 대출이자 납부 및 임대차 보증금 반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갭투자 방식으로 상가 건물을 매수해 시세차액을 얻어보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2018. 1.경부터 2021. 7.경까지 7곳의 부동산들을 매매 가액 약 97억7100만 원에 매수하면서 임대차 보증금 반환 채무 등 승계하는 방식으로 실제 매수대금은 24억 9100만 원 정도만 지급하고 소유권을 취득했다.
-피고인은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임대차 보증금을 지급받아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해 주는 속칭 '돌려막기'방식으로 임대사업을 운영해 왔기때문에 피해자에게 정상적으로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한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또 7곳의 상가 부동산 등을 통해 얻는 수익으로 대출 채무 및 이자·개인 채무·임대차 보증금 반환 채무 등을 변제하기에 급급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1. 26.경부터 2024. 4. 4.경까지 사이에 임대차 보증금 명목으로 피해자 총 74명으로부터 합계 62억6425만 원 상당을 교부 받았다.
또 피고인은 위조한 임대차계약서를 이용해 2021. 11. 26.경 대출 담당 직원을 기망해 피고인 명의 새마을금고 계좌로 부동산 담보대출금 명목의 돈 27억8000만 원을, 2021. 11. 30.경 피고인의 아들 명의의 새마을금고 계좌로 부동산 담보 대출금 명목의 돈 20억 원을 각 교부받아 이를 편취했다.
피고인은 2018. 2. 10.경부터 2024. 9.경까지 임대차 보증금 명목으로 피해자 총 9명으로부터 합계 5억4125만 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2021. 3. 2.경부터 2024. 2. 7.경까지 사이에 임대차 보증금 명목으로 피해자 총 6명으로부터 합계 4억5900만 원을 교부받았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2021. 11. 26. 피해자부터 건물을 담보로 대출금 27억 8000만 원을 편취하기 전까지는 임차인들로부터 보증금을 편취하려는 의사가 없었고, 임차인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만한 자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사상 채무불이행 사실을 가지고 바로 차용금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는데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등 참조).
재판부는, 피고인은 2021. 11. 26. 이전에도 피해자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거나 임대차계약을 갱신할 당시 이들에게 다수의 주택을 무자본 갭투자 형식으로 매수한 상태임을 고지할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묵비함으로써 피해자들을 기망했고,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지급받거나, 기존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의 이행을 유예받았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임대차보증금 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했다고 보아야 한다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부산지법, 임대차 보증금 70억과 부동산 담보대출금 47억 편취 전 공무원 징역 10년
기사입력:2026-07-29 0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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