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에 띄는 대책은 1개 직영점을 최소 1년동안 운영한 가맹본부에게만 가맹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 ‘1+1제도’이다. 정치권과 업계는 지난 3여년간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기준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며 보류해왔다. 정부가 이번 조치에 나선 것은 가맹점만 끌어 모은 뒤 가맹비를 가지고 잠적하는 먹튀 가맹본부나 성공한 원조 브랜드를 그대로 베끼는 카피 브랜드들로 인한 가맹점주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무엇보다 카피 브랜드의 난립으로 속앓이를 해온 가맹본부인 프랜차이즈 업계는 정부의 이번 대책 마련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현행법상 우리나라는 가맹본부의 사업 개시요건이 없어, 사업 방식에 대한 검증 없이도 정보공개서만 등록하면 가맹점 모집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 성공한 원조 브랜드의 간판, 메뉴, 인테리어 등을 베끼는 부실, 자격미달의 카피 브랜드 가맹본부로 인한 가맹점주의 피해가 지속돼 왔다. 카피 브랜드는 원조 브랜드에 피해를 입히며, 상표권 침해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원조 차돌박이 전문 브랜드 이차돌은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해 ‘일차돌’을 운영하는 ‘서래스터’에 법적 소송을 진행하였다. 서울지방법원은 지난해 말 이차돌이 서래스터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 금지 등 가처분’ 소송에서 서래스터가 운영하는 일차돌은 이차돌을 베낀 간판 및 매장 인테리어, 사이드 메뉴 등을 함께 사용할 수 없다는 결정을 하였다. 이차돌은 최근 ‘일차돌’ 외에 또 다른 카피 브랜드 ‘도쿄차돌’과도 법적 소송을 진행했다. 이차돌은 지난 2월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최종 승소 결정문을 받았으며, 도쿄차돌의 경우 법원의 판결에 따라 가맹 사업을 일절 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 이차돌은 ‘꽃차돌’, ‘전차돌’ 등 나머지 카피 브랜드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도 준비 중이다.
한때 흥행 보증수표였던 핫도그 창업 열기도 카피브랜드로 인해 예전만 못하다. 반죽, 가격, 메뉴 등 원조 브랜드를 따라하는 카피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아이템 자체가 흔해졌기 때문이다. 현재는 원조 브랜드격인 ‘명랑시대 쌀핫도그(명랑핫도그)’와 ‘아리랑’ 같은 브랜드만 시장에서 살아남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가맹계약과 가맹사업 시장제도 연구’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점포 중 직영점 비율이 1% 증가할 때마다 가맹점 별 연 매출액도 평균 147만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직영점 비율이 경영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데도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가맹본부의 직영점 운영 경험이 없는 비율이 59.5%에 달했다. 산업별로는 외식(60.8%), 서비스(58.3%) 순으로 직영점 없는 브랜드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 유행 아이템을 베끼기 하여 준비 없이 창업하는 카피 브랜드는 시장 경쟁을 심화시키고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해 업계 전체 질서를 깨뜨리고 있다”며 “카피 브랜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공감대가 확대된 만큼 하루빨리 법안이 시행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