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이면 국내 최대 규모의 치맥(치킨+맥주)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도 대구다. 하지만 대구에서 치킨만 떠올린다면, 당신은 외식 트렌드에 둔감한 사람이다. 대구에서 출발한 각종 외식 브랜드들이 전국으로 세를 넓히며 국내 외식업계를 빠르게 장악하고 있기 때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전국 3500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11%가 넘는 400여 곳이 대구·경북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서울·경기 지역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우선 대구근대골목단팥빵은 ‘대구를 대표하는 먹거리 관광상품 개발’을 목표로 2015년 3월 대구 남성로에 1호점을 개점한 신생 베이커리 브랜드다. 오픈 직후부터 SNS와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는 데 성공, 현재 전국에 직영점만 15개를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 3일에는 인천공항점을 오픈해 낯선 입맛의 외국인들에게 대구라는 도시와 한국의 빵맛을 알리는 ‘투어푸드(tour food)’ 브랜드로서도 톡톡히 활약하고 있다.
서가앤쿡은 2006년 대구 동성로에 1호점을 낸 뒤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중요시하는 2030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현재 전국 9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캐주얼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로 거듭났다.
한 접시에 모든 음식을 담아주는 ‘원플레이트’ 콘셉트와 '2인 1메뉴'라는 독특한 주문 기준으로 대표되는 푸짐한 양, 합리적인 가격이 인기 비결. 대표 메뉴인 목살 스테이크샐러드는 두툼한 목살과 신선한 샐러드의 조화가 인상적으로, 숯불향과 소스 덕분에 돼지고기 냄새는 전혀 나지 않고 샐러드 위 마늘 요거트 드레싱이 돼지고기 스테이크의 느끼함을 깔끔히 잡아준다는 평이다. 목살스테이크샐러드와 폭립스테이크샐러드, 고르곤졸라 피자 등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파스타와 필라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세트메뉴 ‘한상’도 인기가 높다.
미즈컨테이너는 1997년 대구대학교 내의 학생식당에서 출발, 지난 2010년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 매장을 늘리고 있는 퓨전 아메리칸 레스토랑이다. 바비큐 플레이트, 샐러드 스파게티, 떠먹는 피자 등의 메뉴도 참신하고 맛있다는 평이지만, ‘점원과 고객의 하이파이브’로 대표되는 접객서비스가 인기에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미즈컨테이너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듬직한 남자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가게'로 입소문을 탄 이유다. 또한, 미즈컨테이너는 브랜드 성장과정, 주고객층, 메뉴 등에서 공통분모가 많은 미즈컨텐이너와 함께 지난 2014년 퓨전 일본 가정식 레스토랑 토끼정을 론칭해, 현재 전국 3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 지역 소비자들에게는 익숙한 맛이 타 지역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진 셈이다. 또한, 브랜드를 매장에서만 접할 수 있도록 온라인 등 다른 유통채널을 철저히 제한한 점도 주효했다. 주력 메뉴인 떡볶이는 후추 소스 특유의 얼얼하고 칼칼한 매운맛이 일품. 매콤하게 양념한 밥에 치즈를 듬뿍 넘은 신전김밥과 쫄깃하면서도 바삭함이 잘 살아 있는 각종 튀김류는 떡볶이의 맛을 한껏 돋우어준다. 특히 튀김의 경우, 떡볶이와 함께 먹을 때 튀김 속에 떡볶이 국물을 넣어 먹는 특유의 조합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남자의 기를 살린다’를 슬로건으로 출발, 각종 보양 재료를 사용한 독특한 감자탕으로 창업 3년 만에 전국 100여 개 매장을 오픈한 남다른감자탕, 숙성 생막창을 앞세워 전국 14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대구반야월막창 등이 대구를 고향으로 하는 유명 외식 브랜드로 꼽힌다.
편도욱 기자 toy1000@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