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3단독 김수홍 부장판사는 2026년 9월 30일, 전재수 부산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불거진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전재수 전 국회의원 선임비서관(5급 상당) 피고인 A(50대)에게 범행을 주도한 점을 들어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보좌관(4급 상당) 피고인 B(50대)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인턴 비서관인 피고인 C, 비서관(8급 상당)인 D에게는 각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전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현금 2천만원에서 3천만 원, 명품시계 1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조사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권이 없고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피고인들은 전 국회의원을 보좌하며 각자 업무용 PC를 이용해 그와 관련된 각종 자료들을 생성·저장했는데, 피고인들을 비롯한 국회의원실 보좌진들은 각종 자료들을 PC에 설치된 텔레그램, 카카오톡을 통해 주고받는 등의 방식으로 공유했고, 특히 부산 사무실의 PC에는 전 의원 명의로 발송된 축전 파일, 축기·조기 현황 파일, 일정 관련 파일, 후원회 입출금 내역 등 회계 관련 파일 등 그에 대한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된 증거자료들이 저장되어 있었다.
피고인들은 다수 언론에서 종교단체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전 의원에 대한 뇌물수수, 정치자금법위반 등 형사사건과 관련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진행될 것이 예상되자 이에 대비해 피고인 A는 피고인 B에게 보고해 위와 같은 파일들이 저장되어 있던 부산 사무실 내 PC 전체에 대한 초기화 및 윈도우 재설치 등으로 전자정보를 삭제하기로 계획했다.
이에 따라 피고인 C에게 PC 초기화 및 윈도우 재설치 등을 통하여 전자정보를 삭제할 것을 지시하고, 피고인 B는 피고인 A로부터 위와 같은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하고, 피고인 D는 피고인 A로부터 위와 같은 계획을 전달받고 피고인 C에게 PC 초기화 및 윈도우 설치 방법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전 의원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기로 순차 공모한 뒤, 2025년 12월 10일 오후 6시 40분경 부산사무실 PC를 초기화 했다.
피고인 A는 그 무렵 피고인 C가 위와 같이 PC에서 분리해 회의 테이블 위에 놓아둔 SSD 1개를 사무실 안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계속해 피고인 C으로부터 건네받은 HDD 1개와 PC에서 분리한 SSD 1개를 사무실에 보관되어 있던 드라이버, 망치와 함께 5층 창고로 가지고 가, HDD는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해체한 후 망치로 내
리치고, SSD는 손과 발로 구부러뜨리는 등 부쉈다.
위와 같이 부순 HDD 1개는 같은 날 오후 10시경 부산에 있는 피고인 A의 주거지 인근 밭에 버리고, 구부러뜨린 SSD 1개는 다음날 오전경 부산에 있는 한 목욕탕의 쓰레기통에 버림으로써 HDD 및 SSD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확인할 수 없게 했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당시 전 의원의 형사사건 공소시효(7년)가 완성되어 더 이상 형사소추 가능성이 없으므로 증거인멸죄에서 규정하고 있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대하여 증거를 인멸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단독재판부는, 만약 전 의원이 수수한 뇌물액이 3천만 원 이상인 것이 수사를 통하여 드러나는 경우, 공소시효기간이 10년 이상이 되어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 당시 전 의원의 형사사건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것이 된다. 따라서 전 의원에 대하여 형사소추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인멸한 전자정보 및 저장매체에 E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증거가 전혀 없었으므로 인멸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증거인멸죄에서 ‘증거’라 함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하여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국가의 형벌권의 유무를 확인하는 데 관계있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자료를 의미하고, 타인에게 유리한 것이건 불리한 것이건 가리지 아니하며 또 증거가치의 유무 및 정도를 불문한다(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도15728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이 인멸한 전자정보 및 저장매체에 전 의원의 당시 일정 및 미팅내역 등 형사사건과 관련된 증거가 있었다고 보이고, 설령 그러한 증거가 형사사건에 있어서 큰 증거가치가 없다고 하더라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증거인멸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 B는 다른 피고인들과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고, 특히 피고인 A의 범행을 묵인한 것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범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 형사책임을 진다(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도10141 판결 등 참조).
피고인 B는 부산 사무실의 최선임자이고, 피고인 A가 이 사건 범행을 하는 것에 대하여 동의 및 승인을 했으므로 공모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증거인멸죄 양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① 인멸된 증거와 관련된 형사사건의 중요성과 ② 인멸된 증거가 그 형사사건에서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이다.
피고인들이 인멸한 전자기록 및 저장매체에 어떠한 내용이 있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기에 ②번과 관련된 중요성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피고인들이 인멸한 증거와 관련된 형사사건은 국회의원, 장관 및 현재는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을 맡고 있는 정치인의 뇌물수수와 관련된 것으로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국민들의 헌법상 알권리가 심대하게 침해되었다고 지적했다.
피고인들은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전 의원의 개인적 이익을 위하여 행동했다.
재판부는 일반적인 증거인멸죄의 경우 보통 타인과의 개인적인 관계로 인하여 특별한 이익을 바라지 않고 범행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을 통하여 그로부터 추후 유·무형의 이익을 받을 것을 기대하고 범행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적어도 범행으로 인한 기대이익보다 형벌로 인한 불이익이 더 커야 함은 당연하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A) 피고인 A와 피고인 B는, 경찰 조사를 받고 돌아온 피고인 C에 대하여 ‘서울 사무실 얘기가 나오면 절대 안된다’는 취지로 대화했다. 그러한 점을 볼 때 피고인 A가 범행을 자신만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계획 및 실행했는지에 대하여는 다소 의문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부산 사무실 내에서는 피고인 A가 주도적으로 행위 했고, 피고인 A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 B) 피고인 B는 자신이 직접 구체적인 실행행위를 한 것은 없으나 부산 사무실의 최선임자로서 피고인 A와 함께 이 사건 범행을 지휘했다. 피고인 B가 범행을 반대했으면 피고인 A가 쉽게 범행을 하지 못하였을 것을 고려하면 피고인 B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피고인 C) 피고인 C은 대부분의 범행을 직접 실행했으나 이는 피고인 A, 피고인 B의 지시로 인한 것이고, 당시 인턴 비서관으로서 위 피고인들의 지시에 거부하기는 다소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 C에게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다. 나아가 유일하게 피고인들 중 사실상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고인 D) 피고인 D는 자신이 직접 구체적인 실행행위를 한 것은 없고 피고인 C에게 PC를 초기화하는 방법을 알려주었을 뿐이며, 서울 사무실에서의 역할을 고려하면 피고인 D 또한 피고인 C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범행에서 책임이 무겁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인 D에게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부산지법 서부지원,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전재수 증거인멸 보좌진들 모두 유죄
전 의원 부산 사무실 내 PC 전체에 대한 초기화 및 윈도우 재설치 등 전자정보 삭제 기사입력:2026-10-01 12: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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