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지인이나 거래처에 선물을 건네거나 작은 성의를 표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오간다. 하지만 이러한 명절 선물이나 이른바 ‘떡값’이 관행의 수준을 넘어가는 순간, ‘뇌물수수’ 리스크가 발생하게 된다. 뇌물 범죄는 공직 사회의 공정성을 흔드는 중대 사안인 만큼, 공무원 본인은 물론이고 부정한 금품을 건넨 제공자까지 함께 처벌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된다.
뇌물수수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 이익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할 때 성립한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지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한 후 뇌물을 받은 이른바 사후수뢰 등의 경우에는 처벌 수위가 더욱 높아진다. 특히 수수한 금품의 가액이 일정 기준을 넘어설 경우 특가법이 적용되어, 수수액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이라는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공직자 대상의 금품 수수 논란에서 흔히 떠올리는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은 형법상 뇌물수수와는 별개다. 뇌물죄는 수사기관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엄격하게 입증해야만 처벌이 가능하지만, 청탁금지법에서는 대가성이 없더라도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성 여부와 무관하게 1회 100만 원, 회계연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한다. 다시 말해, 공직자는 직무와 무관한 선물이나 금품이라도 과도한 액수일 경우 처벌되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뇌물 사건에서는 금품을 받은 공무원만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이를 건넨 '뇌물공여죄'의 주체 역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된다. 공무원에게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약속·공여하거나 그 의사를 표시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관행상 고마움을 표시한 것뿐이었다"거나 "인사나 계약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건넸다"는 해명은 명백한 증거 앞에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오히려 스스로 범죄 행위를 자백한 꼴이 되어 양측 모두 사법 처리의 대상이 될 뿐이다.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혐의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은 바로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의 입증 여부다. 설령 건네받은 금품의 액수가 적고 명절을 핑계로 오간 가벼운 성의 표시였다 하더라도, 당시의 전후 정황과 인허가, 계약, 단속 등 직무 연관성이 인정되면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보일 뿐이다.
명절 분위기에 휩쓸려 오간 선물이 공직자와 민간인 모두를 벼랑 끝으로 몰고가는 사례를 많이 목격했다. 문제가 불거진 이후 다급한 마음에 계좌 내역이나 송금 메모를 삭제하거나 선물을 반환하려 시도하는 행동은 오히려 수사기관에 범죄를 은폐하려는 정황으로 포착되어 구속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의도치 않게 대가성 의혹에 휘말렸다면, 반환을 시도하기 보다는 수수 당시의 실질적인 목적과 관계성을 중심으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유한규 대표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선물인지 뇌물인지 헷갈린다면...명절 전후로 터지는 ‘뇌물수수’ 리스크 관리법
기사입력:2026-09-1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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