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연합, 4개 항만공사 통합 철회 촉구

"항만공사 통합은 개혁이 아니라 정부 정책 실패다" 기사입력:2026-09-08 14:42:14
4개항만공사 노동조합 위원장 재경부 앞 시위.(사진제공=전해노련)

4개항만공사 노동조합 위원장 재경부 앞 시위.(사진제공=전해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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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연합(전해노련, 의장 송명섭)은 정부가 지난 9월 3일 발표한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4개 항만공사의 한국항만공사 통합 추진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항만공사간 연계를 강화하고 과다경쟁을 줄이며 해외거점을 공동으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전해노련 소속 부산항만공사(위원장 박신호)·울산항만공사(위원장 강덕호)·인천항만공사(위원장 이영호)·여수광양항만공사(위원장 남철희) 노동조합은 9월 8일 오전 11시 30분 재정경제부(세종특별챁치시 어진동) 앞에서 4개 항만공사 통합 철회 촉구 기자회견과 피켓시위를 가졌다.

전해노련은 “대한민국 항만 운영체계를 바꾸는 중대한 정책이라면 왜 통합해야 하는지, 통합하면 무엇이 얼마나 좋아지는지부터 입증해야 한다”며 “효과를 분석하고 통합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통합부터 결정하고 그 효과를 뒤늦게 찾는 거꾸로 된 정책결정”이라고 비판했다.

-2011년 연구서도 “통합 효과는 매우 미미”
전해노련은 2011년 국토해양부가 중앙대 연구진에 의뢰한 「항만공사 운영 개선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를 근거로 들었다. 당시 연구에서도 4개 항만공사 통합의 연간 절감효과는 약 50억 원에 불과했고, 통합에 필요한 행정력과 비용을 고려하면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가상의 통합 항만공사는 비교대상 기관보다 효율성이 낮았으며, 기존 항만공사의 효율성마저 하향 평준화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다.

전해노련은 “당시 결론은 물리적통합보다 현행 체제에서 협력과 운영 효율화를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항만공사는 민영화 위해 쪼갠 조직이 아니다”
전해노련은 일부에서 이번 공공기관 기능개혁을 과거 무분별한 분리나 향후 민영화를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개혁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항만공사는 하나의 국가기관을 민영화하기 위해 쪼갠 조직이 아니라, 중앙집중적 항만관리에서 벗어나 항만별 자율성과 전문성, 지역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항만공사법 제정 당시부터 제4조에 따라 항만별로 설립된 제도라는 설명이다.

또한 각국 항만은 배후경제권과 산업구조, 취급화물, 고객, 발전전략이 모두 다르고, 세계 주요 항만들도 지역과 시장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는 지역 분권형 운영체계, 즉 PA(Port Authority) 방식을 지배적 운영모델로 채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PA(Port Authority)는 국제적으로 확립된 항만 관리·운영 주체의 개념으로 즉 단순한 ‘항만회사(Port Corporation)’라기보다 일정한 항만구역을 기반으로 개발·관리·운영·임대·마케팅·투자 등을 수행하면서 해당 항만의 경쟁력을 책임지는 독립적인 관리주체라는 의미.

-정부안 자체에 모순 지적
전해노련은 정부안에도 모순이 있다고 주장했다.

4개 항만공사를 지역지사로 전환하고 통합본사가 개발·운영·관리·물류·마케팅을 맡는다면 지역지사에는 무엇이 남는지, 반대로 핵심 업무를 지역에서 계속 수행한다면 기존 항만공사 위에 통합본사를 하나 더 두는 것이 어떻게 효율화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조직 축소가 아니라 의사결정 단계만 늘어나는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통합 없이도 협력 가능
필요하다면 물리적 통합 없이도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가 기능개혁 방안에서 제시한 K-마루처럼 공동 해외거점을 만들고, 공동 마케팅과 정보시스템, 중복투자 방지, 교육·연구 등 필요한 분야부터 협업할 수 있는데, 왜 가장 되돌리기 어려운 물리적 통합부터 선택했는지 정부가 설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항만 정책은 ‘먼저 바꾸고 문제 생기면 고치자’ 방식이 안 된다”
전해노련은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처럼 충분한 검토보다 정책결정이 앞설 때 위험이 드러난 사례가 있지만, 항만은 그런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허브항이었던 고베항이 한 번 빼앗긴 화물과 경쟁력을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경쟁에서 밀린 사례(1980년 4위 → 2025년 85위)를 근거로, 검증되지 않은 항만 통합이 항만 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대 요구
전해노련은 아래와 같이 요구했다.

(재정경제부) 통합이라는 결론부터 정하지 말고 효율성을 증명하라.
통합으로 항만 경쟁력, 물동량, 해외사업, 선사·화주 서비스가 어떻게 개선되는지 제시하고, 물리적 통합이 협력체계강화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하라.

(해양수산부) 정부가 정한 결론을 집행하는 데만 앞장서지 마라.
항만정책의 주무부처라면 항만의 지역성과 전문성, 자율성을 지키고, 통합이 항만별 경쟁력을 훼손한다면 분명하게 제동을 걸어라.

(국회)노무현 정부 당시 여야가 합의한 항만공사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지 마라.
정부가 4개 항만공사 통합을 위한 항만공사법 개정을 요구하면, 국회는 국가 항만 경쟁력을 후퇴시키는 법률안을 철저히 검증하라.

(정부) 통합부터 발표하고 효과를 뒤늦게 검증하는 거꾸로 된 정책결정을 중단하라.
효율성 없는 개혁은 성공할 수 없으며, 검증되지 않은 항만공사 통합은 대한민국 성장을 후퇴시키는 일이다.

한편 전해노련은 해양수산부 소속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 협의체로, 소속기관들은 부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및 인천항만공사 등 4개 항만공사와 한국선급,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환경공단, 한국수산자원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해운조합, 한국해사위험물검사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및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모두 14개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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