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강간, 의식 잃지 않아도 준강간 성립할 수 있어

기사입력:2026-09-02 16:58:00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김한수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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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최근 약물이나 음주 등을 이용해 피해자의 판단능력을 저하시킨 뒤 성범죄로 이어지는 이른바 약물강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법률상 약물강간이라는 별도의 죄명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약물이나 음주 등의 영향으로 피해자가 정상적인 판단이나 대응을 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면, 형법상 준강간죄가 적용될 수 있다.

형법 제299조의 준강간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경우 성립한다. 대법원은 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경우뿐 아니라,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일부 대화를 나눴거나 움직일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준강간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당시 피해자의 상태를 판단하기 위해 범행 전후의 상황, CCTV, 주변인의 진술, 피해자의 행동과 기억, 피고인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대법원은 피해자가 약물이나 술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판단과 대응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약물 투여가 의심되는 사건의 경우 사건 초기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체내 약물 성분이나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피해 직후의 의료기록, 당시 함께 있었던 사람의 진술, CCTV와 카드·교통 이용내역, 메신저 대화 등 사건 전후의 객관적인 자료를 가능한 범위에서 보존할 필요가 있다..

결국 약물강간 사건에서는 단순히 ‘약물을 먹였다는 사실’이나 ‘피해자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약물 복용 경위와 피해자의 당시 상태, 상대방이 이를 인식하고 이용했는지, 사건 전후의 객관적인 정황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약물강간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완전히 의식을 잃었는지 여부만으로 준강간 성립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약물의 영향으로 당시 정상적인 판단이나 대응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와 상대방이 이러한 상태를 인식하고 이용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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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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