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한 고관절은 멀쩡한데”…다리 저림 증상, 원인은 허리?

기사입력:2026-07-02 19:12:28
[사진=자생한방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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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우리 몸의 통증은 때때로 원인 부위가 아닌 다른 곳에서 먼저 나타난다. 의학에서는 이를 ‘연관통’이라 부른다. 신경이 한 줄기로 이어져 있다 보니, 정작 문제가 생긴 부위가 아니라 그 신경이 닿는 먼 부위에서 통증이 발현되곤 한다.

예컨대 어깨가 결려 파스를 붙였는데 알고 보니 목 디스크가 원인인 경우, 팔이 저려 어깨 질환을 의심했지만 실제로는 목에서 신경이 눌린 경우가 대표적이다.

최근 배우 전원주가 겪은 일도 연관통의 주요 사례로 꼽힌다. 전원주는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병원을 찾은 일상을 공개했다. 왼쪽 고관절 수술 이후 회복 경과를 확인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수술 부위는 별다른 이상 없이 잘 아물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전원주가 불편을 호소한 곳은 따로 있었다. 수술을 받지 않은 반대쪽, 오른쪽 다리의 저림 증상이었다.

원인을 찾기 위해 받은 엑스레이 검사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무릎 상태는 60대 수준으로 양호했던 반면, 허리에서 척추관협착증 진단이 나온 것이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요추가 퇴행성 변화로 내려앉으면서 디스크(추간판)가 눌렸고, 이로 인해 척추관협착증 소견이 나왔다. 다리가 저렸지만 정작 손봐야 할 곳은 허리였던 셈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내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며 신경을 압박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요통과 다리 저림, 간헐적 신경성 파행 등을 유발한다. 퇴행성 변화가 주 원인인 만큼 전원주 사례처럼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한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스프라우트 교수 역을 맡은 영국 배우 미리암 마골리스(80대) 역시 척추관협착증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협착증이 진행되고 걷는 것이 힘들어져 장애인으로 등록됐다.”며 “지팡이와 보행기에 의지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휠체어를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척추관협착증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령층의 보행과 일상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꼽힌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2020년 165만 9452명에서 2024년 185만 6224명으로 4년 새 약 12%가 늘었다.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를 보면 2024년 기준으로, 70대가 31.5%로 가장 많았고, 60대(30.7%)와 80세 이상(19.3%)이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무엇보다 척추관협착증은 다리 통증 증상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아 하지 혈관질환이나 무릎 관절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게다가 증상이 서서히 진행돼 초기에는 '나이 탓'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으며, 앉거나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줄어 잠시 괜찮아졌다고 안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인 만큼 이를 방치했다간 신경의 영구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위 사례처럼 치료와 회복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에 만약 △10분 이상 걷기가 힘든 경우 △허리를 굽히거나 누워 있어야 통증이 감소하는 경우 △다리와 엉치 통증이 심한 경우 등에는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하고, 전문적 치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다만 척추관협착증 치료 시 고령 환자의 경우 회복 지연과 합병증 부담이 큰 만큼 수술 치료에 대한 위험성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경막 손상, 혈종 등의 부작용과 함께 수술 뒤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척추수술실패증후군(FBSS)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문헌에서는 척추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가 약 30%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환자들은 보존적 치료를 선호하고 그 중 안전한 치료법으로 익히 알려진 한의통합치료를 선택하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침치료, 약침치료, 추나요법 등 한의통합치료를 통하여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고 있다. 침치료는 경직된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완화해 통증을 줄이고, 약침치료는 한약재 유효 성분을 정제·추출해 경혈에 주입하여 염증 완화와 신경 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한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환자의 어긋난 척추와 관절의 균형을 바로잡아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완화한다.

실제 SCI(E)급 국제학술지 '최신의학연구(Frontiers in Medicine, IF=3.0)'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한의통합치료가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수술률과 마약성 진통제 사용률을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로 2015년 척추관협착증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 17만 6228명을 최대 4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진단 후 1년 이내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척추 수술률이 약 18%, 마약성 진통제 처방률이 약 19% 낮았다. 오피오이드계 약물 처방률은 약 24%까지 더 낮았다.

치료 효과는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발표한 무작위대조시험(RCT) 결과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약침 치료가 물리치료·진통제 등 통상적인 치료보다 통증 감소와 일상 기능 회복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자생한방병원 배영현 원장은 "다리 저림이나 당김은 다리 자체보다 허리 신경의 압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만 볼 것이 아니라 원인이 되는 병변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의통합치료는 수술과 약물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증상을 관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선택지다"라고 말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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