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직원들의 무단 외출·결근, 연장근무 시간 허위 기재, 비인가 전산기기 설치 등 복무·정보보안 규정 위반이 자체 감사에서 확인됐다. 이번 감사는 이진경 한국원자력의학원장으로부터 특정 부서 직원에 대한 복무 점검 의뢰가 접수되면서 시작됐지만, 의뢰 시점으로부터 1년 8개월여 만에 나온 감사 결과가 임기 만료 국면의 내부 관리 책임 문제로 이어진 모양새다.
◆ 원장 의뢰로 시작된 특정감사…차량·전산·출입 기록까지 조사
2일 알리오 경영공시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의학원의 ‘특정감사(2025-8)’ 결과, 관련자 징계와 부적정 집행 수당 환수, 실시간 근태관리 시스템 확대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번 감사는 2024년 8월 8일 이진경 원장이 특정 팀 소속 직원에 대한 복무 점검을 감사실에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감사실은 사전조사를 거쳐 감사규정 제14조 제3항에 따라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대상기간은 2022년 6월 24일부터 2025년 6월 23일까지였으며, 실지감사는 2025년 10월 14일부터 2026년 1월 23일까지 휴일을 제외하고 72일간 진행됐다.
감사 과정에서는 조사 대상자의 차량 입·출차 기록, 전산시스템 접속 기록, 건물 출입 기록 등이 확인됐다. 또 참고인과 해당 팀 전체 부서원을 대상으로 대면 또는 비대면 면담조사가 이뤄졌고, 법률 전문가 자문도 진행됐다.
원장 의뢰로 시작된 감사에서 복무규율 위반뿐 아니라 정보보안 규정 위반과 부서장 관리책임 문제까지 함께 드러난 것이다.
◆ 지각·외출·결근에 연장근무 허위기재까지…복무규율 위반 확인
감사 결과 특정 팀 소속 직원들은 의학원의 복무규율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직원들은 부서장 보고 또는 복무 관련 신청 없이 지각, 외출, 조기 퇴근, 결근 등을 한 것으로 지적됐다. 연장근무 시간 허위 기재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감사실은 이 같은 행위가 인사규정 제18조 직무완수의 의무, 제19조 직장이탈금지의 의무, 취업규칙 제11조 복무, 제12조 지각·조퇴·외출, 제26조 복무관련 신청 및 연장·야간·휴일근무수당지급지침 제4조 지급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감사실은 무단결근과 연장근무 수당 부적정 집행분에 대해서는 환수 등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 공공기관에서 근태관리와 수당 집행의 기본 통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 창고 내 비인가 전산기기 설치…업무시간 중 사용도 적발
복무 위반과 별개로 정보보안 규정 위반도 확인됐다.
감사 결과 해당 팀 소속 직원 등은 부서장 보고 없이 창고 내에 개인용 비인가 전산기기를 설치하고, 업무시간 중 이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실은 이 행위가 정보보안규정 제69조 비인가 기기 통제 규정과 인사규정상 직무완수 의무, 직장이탈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봤다.
해당 장비는 감사 당시 이미 철수된 상태였지만, 감사실은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아울러 한국원자력의학원장에게 비인가 전산기기 반입을 실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공공기관 내부에서 승인받지 않은 전산기기가 창고에 설치돼 업무시간 중 사용된 만큼, 정보보안 관리의 사각지대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부서장 관리책임도 지적…“실질적 지휘·감독 필요”
직원들의 복무규율 위반과 정보보안 위반이 확인되는 과정에서 부서장의 관리책임도 함께 지적됐다.
감사 결과 해당 팀 부서장은 위임전결규정 제4조 권한과 책임, 직제규정 제12조 부서장의 자격 및 책임에 따라 부서원들의 복무와 부서 내에서 발생하는 부정당 또는 규정위반 행위에 대한 관리책임이 있었다.
그러나 감사실은 해당 부서장이 이를 태만히 해 인사규정 제18조 직무완수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감사실은 겸직 부서장을 포함한 각 부서장이 부서원들의 복무 상황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하고, 실시간 근태관리 시스템을 확대 운영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이는 단순히 일부 직원의 일탈을 넘어, 부서 단위의 복무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으로 읽힌다.
◆ 징계·환수·근태시스템 개선 요구…후속 조치가 관건
감사실은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자에 대한 징계 등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또 무단결근과 연장근무 수당 부적정 집행분에 대해서는 환수 등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했다.
제도 개선 요구도 뒤따랐다. 감사실은 직원의 대체휴가 사용과 관련해 보상휴가제, 휴일대체제도 등을 정비하고, 연장·야간·휴일근로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도록 규정상 근거와 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또 한국원자력의학원장에게는 해당 팀의 인력운영 적정성을 검토해 불필요한 연장근무를 초래하는 구조적 요인을 식별·개선하고, 직원 휴식권 보장과 생산업무 효율화를 위한 업무조정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감사는 원장 의뢰로 시작된 내부 점검에서 복무규율 위반, 연장근무 수당 부적정 집행, 비인가 전산기기 설치, 부서장 관리책임 미흡이 한꺼번에 확인됐다는 점에서 가볍지 않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감사 결과를 관련자 징계와 환수 조치에 그치지 않고, 실시간 근태관리 시스템 확대와 비인가 전산기기 통제 강화 등 실질적인 내부통제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이진경 원장의 의뢰로 시작된 감사가 임기 만료 국면에 복무관리 허점을 드러내는 결과로 돌아오면서, 내부 기강 확립 여부가 의학원의 남은 관리 책임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이진경 원장 임기 말 감사서 복무관리 허점…한국원자력의학원, 수당 허위기재·비인가 기기 설치
기사입력:2026-07-02 1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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