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최근 강원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의 국내 이용자들을 도박죄 혐의로 입건하고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폴리마켓은 정치, 경제, 사회적 이슈의 결과를 가상자산으로 예측하고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이용자를 확보해 왔다. 문제는 상당수 이용자가 “미국 등 해외 규제 체계 내에서 운영되는 합법 플랫폼인데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 “해외 사이트를 이용한 것이니 괜찮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인지 여부와 한국 형법상 도박죄가 성립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합법 스포츠인 골프도 돈을 걸고 승패를 다투면 이른바 ‘내기 골프’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것처럼, 플랫폼 자체의 해외 합법성이 국내 이용자의 형사책임을 면제해 주지는 않는다.
특히 폴리마켓 이용 사건에서는 베팅 대상, 거래 방식, 판돈의 규모, 상습성, 정산 구조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단순히 해외 사이트에 접속했다는 사실을 넘어 이용자가 어떤 주제에 얼마를 걸었는지, 결과에 따라 실제로 금전적 이익을 얻었는지, 이를 반복적으로 이용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다. 선거와 같이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베팅한 경우, 수사기관이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가중 처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박죄는 형법 제246조에 따라 처벌된다. 단순 도박죄가 인정될 경우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상습성이 인정되면 상습도박죄가 적용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대폭 높아진다. 따라서 단순히 재미 삼아 몇 번 이용했는지, 아니면 반복적·지속적으로 거액의 베팅을 이어왔는지에 따라 기소유예부터 실형까지 처분 결과가 크게 갈릴 수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개인지갑이나 해외 거래소를 거쳐 거래했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추적이 어려울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이는 실제 수사 상황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오해다. 스마트 계약을 기반으로 한 거래, 정산, 지갑 간 이동 내역은 블록체인 장부인 '온체인 데이터'에 고스란히 남는다. 여기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이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보관하고 있는 실명확인 자료, 자산 입출금 내역, 지갑 주소 정보 등이 결합되면 수사기관은 가상자산의 흐름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
수사기관은 국내 거래소 자료와 온체인 기록을 결합하여 가상자산이 국내 거래소에서 출금된 후 어떤 지갑들을 거쳐 이동했는지, 폴리마켓에서 어떠한 거래를 했는지 상당 부분 추적할 수 있다. 즉, “해외 사이트다”, “개인지갑을 거쳤다”, “가상자산으로만 거래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중요 쟁점은 '추징금'이다. 도박으로 취득한 이익금은 전액 추징 대상이다. 문제는 가상자산 거래의 특성상 토큰 매수와 중도 매도, 결과 정산, 재투자가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원금과 수익, 손실이 복잡하게 뒤섞인다는 점이다. 이를 명확히 소명하지 못하면 실제 얻은 순이익보다 훨씬 큰 금액이 도박 수익으로 산정되어 과도한 추징금이 책정될 위험이 있다.
실제 조사 과정에서 이 부분은 매우 치명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 입출금과 베팅이 수차례 반복된 경우, 수사기관이 플랫폼에 투입된 총액을 그대로 이익으로 오해하거나 손실분을 제대로 차감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원금, 순수익, 손실액, 정산금, 재투자 금액을 논리적으로 구분해 설명하지 못하면, 형사처벌과 별개로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만약 경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면 기억에만 의존해 섣불리 진술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출석 전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입출금 내역, 개인지갑 이동 내역, 폴리마켓 이용 및 정산 내역을 시계열로 매칭하여 실제 순손익과 원금 규모를 객관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초기 진술이 온체인 데이터나 거래소 확보 자료와 어긋날 경우, 실제보다 도박 횟수나 규모가 크게 평가되어 상습성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 근무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이번 폴리마켓 관련 사건은 가상자산, 해외 플랫폼, 도박죄, 추징금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형사 사건이다. 수사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온체인 데이터와 거래소 자료를 결합해 피의자를 특정하는지 디지털 수사의 생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해야 하는 만큼, 사건 초기 단계부터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교한 진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도움말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대표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폴리마켓 '불법 도박' 해당할까...해외 합법성과 국내 도박죄 성립은 별개
기사입력:2026-06-1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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