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심준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인탑스의 교환사채(EB) 발행 구조를 두고 "이런 것이 주가조작 아니냐"는 취지의 공개 발언을 내놓으면서 자본시장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기업 내부 문제로 여겨졌던 승계와 지배구조 이슈가 일반주주 권익 관점에서 다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인탑스 사례를 계기로 과거 상장사들의 승계 과정까지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지난해 장남에게 경영권을 넘긴 이세용 이랜텍 회장 사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세용 회장은 2025년 5월 보유주식 250만주를 장남 이해성 공동대표에게 증여했다.
이 거래로 이해성 대표는 지분율 17.33%를 확보하며 단독 최대주주에 올랐다. 반면 이세용 회장의 지분율은 20.32%에서 11.73%로 감소했다.
형식적으로는 자연스러운 경영 승계이나 문제는 승계 시점이다.
이랜텍 주가는 2022년 4월 2만4700원 안팎까지 상승했지만 증여가 이뤄진 2025년 5월에는 5000원 안팎까지 하락해 있었다.
고점 대비 80% 가까이 빠진 수준이다.
상장주식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일정 기간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사실상 가장 낮은 구간에서 승계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증여세 규모를 약 6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주가 하락은 실적 부진과 맞물려 있었다.
이랜텍은 2022년 연결 기준 매출 1조원, 영업이익 800억원 수준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주력 사업인 모바일 배터리팩과 전자담배 기기 사업이 둔화되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2024년 매출은 5560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61억원까지 줄었다. 2025년 1분기에는 영업손실 2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고점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하고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동안 오너 일가는 경영권 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한 셈이다.
실제 증여된 250만주의 현재 가치는 주가 8710원 기준 약 218억원 수준이다.
증여 당시 주가가 5000원 안팎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평가 기준으로만 약 80억~90억원가량 가치가 증가한 셈이다.
이해성 대표가 보유한 지분 504만3225주의 현재 가치는 약 439억원에 달한다.
이세용 회장 보유 지분까지 합치면 오너 일가 보유 지분 가치는 800억원대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이는 미실현 평가이익으로 실제 차익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일반주주들이 장기간 주가 하락과 실적 악화를 감내하는 동안 승계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지배구조 문제도 함께 거론된다.
현재 이랜텍 이사회는 이세용 회장과 이해성 대표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시장에서는 오너 일가 견제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기에 2021년 발행한 381만주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역시 잠재적 희석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주주 충실의무 확대와 일반주주 보호 강화를 자본시장 개혁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했다.
과거에는 승계가 이뤄졌는지가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승계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이익은 충분히 보호됐는지가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랜텍 승계 과정에서 위법 사실이 확인된 것은 없다.
그러나 인탑스 사태를 계기로 주주가치 훼손과 승계 문제를 함께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과거에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사례들까지 다시 검증대에 오르고 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이제 시장은 단순히 경영권 승계 자체보다 승계 과정에서 일반주주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묻고 있다"며 "인탑스 이후 주가와 승계, 지배구조를 하나의 문제로 보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이재명 대통령 '주주가치' 경고에…이세용 이랜텍 회장 저점 승계 논란 재점화
기사입력:2026-06-10 17: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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