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서울행정법원 제10단독 조대현 판사는 2026년 4월 16일, 탄광에서 채탄·굴진 작업을 하다 진폐증을 얻은 노동자(원고)가 근로복지공단(피고)을 상대로 제기한 진폐재해위로금 부지급처분의 취소를 구한 사건에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해 '피고가 2024. 9. 4. 원고에게 한 진폐재해위로금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을 선고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원고는 1975. 12. 18.부터 1982. 11. 30.까지 한일탄광(이하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했다. 원고는 2023. 5. 25. 진폐증을 진단받고, 피고로부터 진폐장해등급 제13급 제16호로 결정받은 후 진폐보상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원고는 2024. 8. 29. 진폐재해위로금 지급 신청을 했는데, 피고는 2024. 9. 4. 원고에게 ‘진폐예방법상 광업을 영위하는 사업장에서 직접 분진에 노출될 수 있는 직종에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부지급 처분을 했다(이하 ‘이 사건처분’).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진폐예방법’)에서 정한 분진작업에 실제로 종사해 진폐재해위로금의 지급대상에 해당함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며 피고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조대현 판사는 원고는 진폐예방법 시행령 제1조의2에 규정된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채굴하는 작업(제1호)’ 및 ‘토석·암석 또는 광물을 갱내에서 실어나르는 작업(제5호)’ 등의 분진작업을 수행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받았다. 이 사건 사업장의 특성에 비추어 85dB이상의 소음은 밀폐된 갱내에서 행해지는 천공 및 발파 작업에 의해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론되고, 밀폐된 갱내는 광물 등을 취급하는 공간으로서 광물성 분진이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곳이다.
또한 피고가 실시한 원고의 직업력 조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무연탄, 착암기 등’을 취급하며 ‘채탄, 굴진’ 업무를 수행했다는 것이다. 그 기재내용을 믿지 못하게 할 만한 다른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이상 그것이 원고의 진술을 토대로 하여 기재된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피고 스스로 작성한 문서의 증명력을 쉽게 배척할 수는 없다.
원고는 1976. 9. 14. 이 사건 사업장에서 광차를 루프에 매어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다가 허리를 삐는 부상을 입은 적이 있다. 원고 자녀의 생활기록부에는 원고의 직업란에 ‘광업소(석탄)’ 또는 ‘광업’이라는 문언이 기재되어 있다.
조대현 판사는 수십 년 전 작업인 만큼 직접 기록이 남아 있지 않더라도, 소음 피해 승인 이력·공단의 직업력 조사·부상 이력·자녀 생활기록부 등 간접 증거들을 종합해 분진작업종사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유명지 변호사(더드림법률사무소)는 "수십 년 전 탄광 작업은 기록이 불완전하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판결은 직접적인 기록이 없더라도 소음 피해 승인 이력, 공단의 직업력 조사, 부상 이력, 자녀 생활기록부 등 간접 증거들을 종합해 분진작업 종사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기록 부족을 이유로 위로금을 거절당한 진폐 피해자들에게 의미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탄광 분진작업 기록 없다며 재해위로금 거절한 공단…법원, 간접 증거 종합해 뒤집어
기사입력:2026-06-0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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