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폭행·총격·군용차량 충돌 등으로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피해자들과 그 유족들(23명)이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한 사건 상고심에서, 원심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일부 가족들의 고유 위자료 청구를 배척한 데에는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고, 원고 I·J·K 부분 및 나머지 원고들의 가족 고유 위자료 청구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광주고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311341 판결).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부상 후 후유증과 정신질환을 겪다가 사망했고, 유족들은 과거 광주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라 보상금(각 1억여원~2억여원)을 지급받은 바 있다.
망 X, AG은 계엄군에 의하여 사망할 당시 만 18세, 만 16세에 불과한 미성년자였고, 망 AB는 계엄군에 의하여 사망할 당시 만 6세, 4세, 1세 남짓의 어린 자녀들을 부양하고 있던 가장이었으며, 망 AJ은 만 19세의 나이로 계엄군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여 부상을 입은 뒤부터 정신분열증 증상으로 치료를 받다가 1988. 11.경 사망했고, 망 AW, BA은 계엄군에 의하여 하지마비 등의 중상해를 입었다.
원고들은(A~W) 위 각 망인들(6명)의 형제자매, 자녀, 모, 배우자들이다.
(쟁점사안) 과거 광주민주화운동보상법상 ‘재판상 화해 간주 조항’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가 가능한지, 유족 및 ‘유족 아닌 가족’의 고유 위자료 청구권이 인정되는지, 가족들의 위자료 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 형제자매 등도 정신적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헌법재판소는 2021. 5. 27. 구 광주민주화운동보상법 제16조 제2항의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중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의 행사까지 금지하는 것은 국가배상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위헌결정을 선고했다(헌법재판소 2021. 5. 27. 선고 2019헌가17 전원재판부 결정). 이 사건 화해간주조항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적절한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까지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국가배상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관련자와 그 유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건 위헌결정 후 2021. 11. 24. 원고들은 피고 소속 공무원들의 위법한 공무집행행위로 인하여 5ㆍ18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그 유족 또는 ‘유족 아닌 가족’(관련자가 사망하였으나 관련자의 재산상속인이 아닌 가족)이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대한민국)를 상대로 국가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했다.
1심(광주지방법원 2022. 11. 10. 선고 2021가합62084 판결)은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보고, 일부 유족들의 위자료 청구를 인용했다. 다만 일부 가족들의 청구는 기각했다.
원고 23명의 위자료 합계 청구금액은 38억4999만6000원, 최용인용액은 합계 14억8074만1249원이었다.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피고의 위자료 배상채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이 사건 변론종결일부터 발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심(2심 광주고등법원 2024. 10. 17. 선고 2022나24888 판결)은 일부 원고들에 대한 배상 범위를 확대했지만, 형제자매 등 일부 가족들의 고유 위자료 청구는 인정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5·18 관련자 가족들이 보상금 지급 당시 손해와 가해자를 인식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전까지는 위자료 청구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상 가족 고유의 위차료청구권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
이와 달리 원고들이 가지는 가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을 받아들인 원심의 판단에는 소멸시효의 진행을 막는 권리행사 장애사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에서 원고 I, J, K에 대한 부분과 나머지 원고들의 패소 부분 중 가족 고유 위자료 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한편 원심이 피고의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관련자에 대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사실심 변론종결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부분은 수긍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5·18 민주화운동 소멸시효완성 이유 일부 고유 위자료 청구 배척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26-06-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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