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피고 자동차매매업자를 사칭한 성명불상자로부터 '피고로부터 받은 3850만 원을 입금시키면 4700만 원을 주겠다'는 말에 입금시키고도 받지 못하자 피고를 상대로 자동차인도를 구한 사건 상고심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대구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5다219380 판결).
대법원은,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의 반환의무를 부담시켜선 안 된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부당이득의 성립 및 이익의 실질적 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파기 환송했다.
-원고는 이 사건 자동차의 소유자 중 1인(지분 99%)이고, 피고는 ‘C’라는 상호로 중고자동차 매매업을 영위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2023. 11.경 중고거래 플랫폼인 OO마켓에 이 사건 자동차를 판매희망가격 4,00만 원으로 매물로 등록했는데, 2023. 11. 13. 피고를 사칭한 성명불상자가 원고에게 이 사건 자동차를 매수하겠다고 하며 차량 이전에 필요한 서류와 이 사건 자동차를 피고가 운영하는 중고차 매매상사로 가지고 와달라고 했다.
한편 성명불상자는 같은 날 피고에게 이 사건 자동차를 매도하겠다고 제안했고, 피고는 위 자동차를 3850만 원에 매수하기로 했다.
원고는 성명불상자로부터 원고가 직접 이 사건 자동차를 가지고 온 사실을 매수인이 알게 되면 원고가 원하는 가격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로 탁송기사인 것처럼 행동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원고는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자동차를 운전해 피고의 사업장으로 간 후 탁송기사인 것처럼 피고에게 이 사건 자동차 차량등록증, 원고 및 공동소유자의 본인서명사실확인서(이하 ‘차량등록증 등’)와 함께 이 사건 자동차를 인도하고 피고의 사업장을 벗어나 인근에서 대기했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차량등록증 등과 함께 이 사건 자동차를 인도받고, 성명불상자가 알려준 원고 명의 계좌로 차량대금 3850만 원(이하 ‘이 사건 매매대금’)을 지급했다.
성명불상자는 원고에게 “세금 때문에 그러니 3850만 원이 입금되면 이를 다시 지급해달라, 그러면 4700만 원을 다시 보내주겠다.”는 취지로 말했고, 원고는 이에 따라 피고로부터 3850만 원을 입금받은 후 성명불상자가 알려준 제3자인 D명의의 계좌로 전액을 지급했다.
이후 원고는 성명불상자로부터 약속한 4700만 원을 받지 못하자 피고에게 찾아가 이 사건 자동차의 반환을 요청했으나 피고는 거절했다.
(원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매매계약에 관한 의사합치가 없었으므로 매매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자동차를 점유할 권원이 없으므로 이 사건 자동차의 소유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자동차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 또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3850만 원을 성명불상자의 요구에 따라 즉시 제3자에게 송금했으므로 부당이득을 취한 바 없다.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는 성명불상자를 통하여 매매 교섭을 하고 원고가 직접 이 사건 자동차를 인도하여 매매계약이 유효하게 성립되었고, 피고는 원고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아 자동차이전등록절차를 진행했으므로 이 사건 자동차의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했다. 예비적으로 피고가 이 사건 자동차를 원고에게 인도하여야 한다면, 원고 또한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3850만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고, 원고와 피고의 위 각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쟁점사안) 피고가 이 사건 자동차를 원고에게 인도해야 할 의무와 원고의 매매대금 3850만원 반환 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지 여부.
1심(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1. 21. 선고 2023가단70180 판결)은 "피고는 원고로부터 385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자동차를 인도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했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이 사건 자동차의 소유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자동차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당이득으로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38,500,0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고, 원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의무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자동차 인도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원고는 항소했다.
-원심(2심 대구지방법원 2025. 10. 22. 선고 2025나301866 판결)은 1심 판결을 변경해 "피고는 원고에게 자동차를 인도하라"고 판결을 선고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자동차 인도부분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원고의 은행계좌는 성명불상자의 사기 범행의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어서 피고뿐만 아니라 원고도 성명불상자로부터 기망당한 피해자에 불과한데, 실질적으로 금전적 이익을 얻지 않은 원고에게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공평·정의의 이념에 부합히자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3850만 원이 원고에게 실질적 이득이 귀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당시 원고가 피고 등에 대한 관계에서 위와 같은 이체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고 원고가 위 이체행위로써 위 편취금이 사기범에게 귀속하게 된다는 사정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동시이행 항변은 이유 없다.
(대법원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자동차를 이미 인도했으므로, 성명불상자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매매대금을 반환하게 되면 이 사건 자동차와 매매대금 중 어느 것도 받지 못할 위험이 있어 이러한 반환행위는 통상의 거래관념상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거래행위로 볼 수 있다. 원고가 그와 같은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음에도 이를 무릅쓰고 성명불상자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매매대금을 반환했다면, 이는 이 사건 매매대금이 원고에게 귀속된 이후의 사정이자 별도의 처분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자동차 매매의 거래에 따른 매수인으로서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확인 등 조치를 취한 반면, 원고는 더 많은 매매대금을 받을 생각으로 성명불상자의 요청에 따라 탁송기사인 것처럼 허위의 외관을 조성하고, 피고로 하여금 이를 신뢰하게 만들었다.
이득의 실질적 귀속을 전제로 하는 부당이득제도는 공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자동차 매매를 둘러싼 일련의 이행 과정 및 거기에 나타난 원고와 피고의 각 행태에 비추어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 공평·정의의 이념에도 부합한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자동차매매업자 사칭한 자에게 돈 입금 시키고 못 받은 원고 승소 파기환송
기사입력:2026-05-27 1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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