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대포통장 전달하러 라오스로 출국했다고 추락 사망 사건 연루 피고인들 '집유'

피고인 A는 전자금융거래법위반만 유죄, 피고인 B는 감금죄만 유죄 기사입력:2026-05-26 09:47:47
부산법원종합청사.(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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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김현순 부장판사, 김현주·김부성 판사)는 2026년 5월 20일 피해자가 대포통장을 전달하러 라오스로 출국했다가 감금을 피해 탈출하려다 현지 호텔 16층에서 추락 사망한 사건 관련, 국외이송유인, 피유인자국외이송,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해자의 지인(30년 친구) 피고인 A(40대)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특수중감금치사(인정된 죄명 감금)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B(60대·중국국적)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고인 A에 대해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피고인 A에 대한 국외이송유인 및 피유인자국외이송의 점은 무죄. 피고인 A 및 그 변호인은 국외이송유인, 피유인자국외이송과 관련, 피고인이 피해자로 하여금 대포통장을 가지고 라오스로 출국하도록 한 점은 인정하나, 피해자는 자신이 라오스로 가는 이유와 역할을 알고 스스로 출국한 것으로 피해자를 유인했다고 보기어렵고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B에 대한 특수중감금치사의 점은 무죄. 대신 감금죄만 인정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 A에 대해 이 사건 범행과 같은 접근매체(통장, OPT 등)를 양도하는 행위는 조세포탈, 도박,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사회적으로 폐해가 큰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높아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은 2011년 및 2019년경 동종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로 징역형의 형사처벌을 받았음에 도 이 사건 범행을 반복하여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는 점, 피고인이 양도한 접근매체가 실제로 추가적인 범죄에 이용되었다는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

피고인 B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C 등과 공모해 피해자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피해자를 감금한 것으로 범행 내용과 수법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감금행위에 가담한 시간은 비교적 길지 않고,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피고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는 점, 피고인이 국내에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은 없는 점을 고려했다.

-C(중국 국적)는 라오스 비엔티안 지역에 거점을 두고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범죄조직에 범행에 사용할 대포통장을 모집·제공하는 조직의 총괄 관리자이며, 피고인 B는 C의 지시에 따라 대포통장 명의자 등과 같은 숙소에 생활하면서 그들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감시 등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D는 대포통장 명의자들이 대포통장에 입금된 돈을 가로채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감금해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피고인 A, E, F 등은 대한민국 국내에서 이 사건 조직에 대포통장을 제공할 명의자를 모집해 법인이나 개인명의 대포통장을 개성한 후 이를 C에게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피해자 G(46)는 피고인 A의 지인으로서 피고인 A가 C에게 제공하는 대포통장을 전달하려 2024. 7. 26.경 라오스로 출국한 사람이다.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 A는 지인인 피해자 G로 하여금 라오스 비엔티안으로 출국하게 한 뒤 피해자로 하여금 다음날 성명불상자에게 피고인이 구해준 국내 개설 법인 명의의 대포통장 2개와 연결된 접근매체를 교부하게 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와 공모해 접근매체를 양도했다.

피고인 B는 C, D 등과 대포통장을 모집하며 대포통장을 전달하러 온 통장 명의자 또는 통장 명의자의 지인을 대포통장이 범행에 이용되는 동안 감금하기로 공모했다.

C는 2024. 7. 30. 오전 무렵 D과 피고인 B에게 피해자 G와 함께 숙소에 머무르면서 피해자가 도주하는 것을 감시하도록 지시해 C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감시했다. 이로써 피고인 B는 C, D 등과 공모해 피해자를 숙소에 감금했다.

-피해자가 도착하기 전 같은 목적으로 통장을 건네주기 위해 라오스에 왔던 K가 C로부터 권총으로 협박당하고 폭행을 당하자 숙소에서 도주한 후 대사관을 통해 국내로 귀국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피해자는 위 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 후 출국해 라오스에 도착한 직후 C의 요구로 피해자의 여권 및 휴대폰 유심을 C에게 건네준 것으로 보인다.

C는 피해자로부터 법인 명의의 통장을 지급받은 후 장애비(중간에서 대포통장을 소개시켜주는 사람)에게 3천만 원을 지급했는데 중간에 사고가 발생해 피해자가 건네 준 법인명의 통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3천만 원을 손해보게 됐다.

이에 C는 2024. 7. 29. 저녁경 피해자에게 3천만 원에 대한 차용증을 작성하게 하고, 피해자가 이를 갚기 위해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했으나 돈을 구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되자 M호텔 방안에서 피해자를 폭행하게 됐고 함께 있던 조선족이 피해자에 대한 폭행 영상을 촬영했다.

당시 피고인 B와 D는 호텔 숙소의 거실에서 위와 같은 상황을 듣게 됐다.

피해자는 M호텔에서 C, D와 함께 함께 잠을 잤으며 피고인 B는 다음 날 2024. 7. 30.아침경 아침밥을 가져다 달라는 C의 부탁에 따라 다시 M호텔로 가게 됐다. 그 후 C는 I와 함께 볼일을 보기 위해 다녀오겠다고 말하면서 피고인 B에게 D와 함께 호텔에 남아 있으라고 했다. 이에 피고인 B는 피해자와 함께 머무르면서 호텔 방안에서, D는 거실에 있었다.

-피해자는 2024. 7. 30. 오전경 위 호텔 16층 베란다를 통해 탈출하려다가 지상 1층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 B 및 그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감금 등 가혹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고, 이에 관하여 C 등과 공모한 사실도 없으며,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적어도 C의 감금범행에 공공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암묵적 의사 하에 그 범죄의 실행행위를 일부 분담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사 피해자에게 일정 범위에서 행동의 자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감금죄의 성립에는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피고인이 M호텔에 계속 머물렀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서 잠을 잤던 점 등을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특수중감금죄가 성립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자신은 방안에서 폭행하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보지는 못했고, 자신이 본 것은 거실에 피해자가 나왔을 때 발로 차는 것만 보았다고 진술했고, D도 이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한야 채팅방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피해자가 맞은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했을 뿐이다.

따라서 피해자에 대한 감금의 정도가 몹시 중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점, 피해자를 감금한 시간이 길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일반적인 평균인으로서는 아무런 도움 없이 신체적인 능력만으로 옆 호실이나 아래 호실로 건너가기는 어려워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감금을 면하기 위해 다른 방법이나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16층 베란다 난간을 넘어 탈출을 시도하다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봄이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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