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갈 때는 믹서, 마실 때는 텀블러 — 락앤락 퓨어프레시 진공 블렌더

기사입력:2026-05-24 22:25:39
[로이슈 편도욱 기자] 출근 직전의 주방은 늘 분주했다. 도마를 꺼내고, 칼을 씻고, 일반 믹서기의 코드를 뽑아 닦는 일까지 마치면 어느새 5분이 지나 있었다. 휴대용 블렌더에 관심이 생긴 이유는 단순했다. 갈고, 들고, 마시는 일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고 싶었다.

휴대용 블렌더 시장은 그 사이 조용히 몸집을 키워왔다. 시장조사 자료들은 2024~2026년 기준 약 2억 달러 규모를 형성한 이 시장이 연평균 5~8%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1인 가구와 헬스·다이어트 수요, 출퇴근 간편식 문화가 동시에 시장을 밀어 올리는 구조다.

그 가운데 LocknLock이 지난 5월 선보인 '퓨어프레시 휴대용 진공 블렌더'는 단순 휴대용 믹서라기보다 '진공 블렌딩'이라는 차별점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었다. 일주일 동안 출근길과 헬스장에 직접 들고 다녀봤다.

박스를 열자 가장 먼저 무게감이 손에 들어왔다. 제품 무게는 약 580g. 지나치게 가볍지도, 그렇다고 부담스럽게 무겁지도 않은 중간 지점이었다.

패키지는 길쭉한 형태였다. 전면에는 아보카도와 피스타치오 스무디 이미지가 들어갔고, 측면에는 1500mAh 배터리와 트라이탄 소재 정보가 적혀 있었다.

구성은 단순했다. 본체와 트라이탄 컵, USB 충전 케이블이 전부였다. 컬러는 채도를 낮춘 파스텔톤 그린. 일반 소형 가전 특유의 차가운 느낌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소품에 가까운 인상이 강했다. 상단 스트랩은 실리콘 재질이라 손에 닿는 촉감이 부드러웠다.

본체 하단에는 동작 버튼과 진공 버튼이 따로 배치돼 있었다. LED 표시등이 그 사이를 나눴고, 블레이드는 STS304 스테인리스 소재의 8중 날 구조였다. 빛에 비추면 각도가 서로 다르게 퍼져 있는 형태가 눈에 들어왔다.

첫 사용은 출근 당일 아침이었다. 설명서 권장대로 재료를 1.5cm 크기로 잘랐다. 바나나 반 개와 냉동 블루베리 한 줌, 우유를 컵의 60% 정도까지 채운 뒤 본체를 결합했다. 상단 LED에 녹색과 보라색 불빛이 차례로 들어왔다. 결합 완료 신호였다.

진공 버튼을 두 번 누르자 짧은 펌프음과 함께 컵 내부 압력이 빠지는 느낌이 전해졌다. 이어 동작 버튼을 두 번 눌러 블렌딩을 시작했다. 작동 시간은 약 40초였다.

소음은 예상보다 거슬리지 않았다. 일반 믹서기처럼 날카로운 고주파가 아니라 낮고 둥근 톤의 모터음에 가까웠다. 새벽 시간대 주방에서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진공 기능의 차이는 블렌딩 직후 바로 드러났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거품이었다. 일반 블렌더로 갈았을 때 컵 윗면에 두껍게 뜨던 흰 거품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스무디 표면이 훨씬 매끈했다. 단순히 보기 좋은 수준을 넘어, 입에 닿는 질감 자체가 달랐다.

시간이 지나자 차이는 더 분명해졌다. 출근 후 회사에서 마실 때까지 약 한 시간이 지났지만 블루베리 스무디 색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일반 블렌더로 갈았을 때 흔히 나타나는 윗부분 갈변 현상도 크게 줄었다.

층 분리 역시 느렸다. 마지막 한 모금까지 질감이 비교적 균일하게 유지됐다.

맛 자체가 극적으로 달라진다고 말하긴 어려웠다. 다만 향이 덜 날아가고 첫 인상이 더 부드럽게 느껴지는 변화는 분명했다. 진공 블렌딩이 단순 마케팅 문구만은 아니라는 인상을 받은 순간이었다.

저녁에는 헬스장에서 단백질 셰이크를 만들어봤다. 락커룸에서 분유와 물, 바나나를 넣고 바로 블렌딩했다. 운동 직후 손에 힘이 빠진 상태에서도 버튼 조작은 어렵지 않았다.

마신 뒤 컵째 가방에 넣을 수 있다는 점도 편했다. "갈고 마신 뒤 다시 옮겨 담는다"는 기존 동선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일주일 동안 가장 자주 체감한 장점은 '분리되는 컵 구조'였다.

블렌딩 직후 본체만 분리하면 컵 자체가 텀블러 역할을 했다. 별도 용기에 옮겨 담을 필요가 없었다. 설거지거리 역시 줄었다.

트라이탄 컵의 장점도 분명했다. 유리 텀블러처럼 무겁지 않았고 투명도가 높았다. 블루베리 스무디의 짙은 보라색이나 녹색 채소 스무디 색감이 그대로 살아났다. BPA 프리 소재라는 점 역시 매일 입에 닿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안심 요소였다.

세척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컵에 물과 중성세제를 넣은 뒤 평소처럼 버튼을 눌러 회전시키는 방식이었다. 약 40초 뒤 컵 내부 벽면 잔여물이 상당 부분 떨어져 나갔다. 손이 잘 닿지 않는 바닥 부분까지 물살이 순환하는 구조였다. 이후 맑은 물로 한 번 더 헹구는 정도면 마무리됐다.

배터리 지속 시간도 무난했다. 출근용 스무디와 운동 후 셰이크를 섞어 약 8~9회 사용했을 때 충전 표시등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1500mAh 용량을 감안하면 일상용으로는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아쉬움도 있었다.

가장 먼저 체감된 건 '휴대 무게'였다. 580g 자체는 무거운 수치는 아니지만, 노트북과 충전기·지갑까지 들어 있는 출근 가방에 추가되면 존재감이 꽤 느껴졌다. 특히 마신 뒤에도 모터 본체를 계속 들고 다녀야 한다는 점은 은근한 부담이었다.

전용 휴대 뚜껑이 없는 점도 아쉬웠다. 본체를 분리하면 컵 입구가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라 이동 중 흔들림에 신경이 쓰였다. 결국 별도 텀블러 뚜껑을 임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차량 이용자라면 컵 직경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본체 결합 상태에서는 일반 승용차 컵홀더에 다소 빡빡했고, 안정적으로 거치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운전 중 사용 편의성은 분명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다.

분쇄력 역시 '강력하다'는 느낌보다는 '일상용에 맞춘 수준'에 가까웠다. 얼음이나 견과류처럼 단단한 재료는 한 번에 완전히 갈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두 번 정도 작동해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설명서가 재료를 잘게 자르라고 안내한 이유도 실제 사용 과정에서 이해됐다.

퓨어프레시 휴대용 진공 블렌더의 핵심은 압도적인 성능보다 자주 손이 가는 실용성에 있었다.

거품이 적은 표면, 갈변이 느린 색감, 분리되는 컵 구조, 가벼운 트라이탄 소재, 휴대 가능한 크기까지 모든 요소가 '출근길 한 잔'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었다. 극적인 혁신보다는 생활 동선을 조금 더 단순하게 만드는 방향에 가까운 제품이었다.

매일 스무디나 단백질 셰이크를 만들어 출근하는 직장인, 헬스장과 사무실을 오가며 음료를 자주 챙겨 마시는 사용자라면 일주일을 충분히 함께 보낼 만하다. 반대로 차량 컵홀더 활용이 잦거나 가방 무게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다른 형태의 제품이 더 어울린다.

일주일을 함께 보낸 뒤 남은 인상은 한 문장으로 압축됐다. 한 컵이 두 번 일했다. 갈 때는 믹서였고, 마실 때는 텀블러였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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